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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가뭄에 단비는 언제쯤 내릴까?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항상 비가 온다는 말이 있다. 항상 비가 오는 이유는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 같이 중부지방에 가뭄이 계속된다면 인디언들처럼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다.

10월1일 가을의 시작을 알리듯 가을비가 내렸다. 말 그대로 가뭄에 단비였다. 이날 수도권지역에는 10~50㎜의 가을비 치고는 많은 양의 강수량을 기록하였음에도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극심한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에도 10일~11일 비가 내렸지만 20㎜내외의 적은양의 비가 내리면서 가뭄에 시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올해 우리나라에 내린 총강수량은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평년보다 매우 부족한 상태이다. 특히 수도권지역의 강수량은 528.6㎜로 평년 강수량 1242.6㎜의 42%에 그쳐 전국에서 가장 적은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유난히 가뭄이 장기화되고 극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6월 말부터 시작되는 장마의 영향으로 7월에 많은 비가 내리고,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여름철에는 일년 강수량의 절반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기후특성을 가진다. 올해 중부지방 장마는 평년과 비슷하게 시작하여 35일 동안 이어져 평년보다 3일 길었고 강수일수도 평년보다 1.2일 많았다. 하지만 장마기간 동안 수도권지역에 내린 강수량은 219.0㎜에 불과해 평년 강수량 377.7㎜의 57.9%에 그쳤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해져 7월 장마전선이 강하게 발달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장마전선이 수도권지역까지 북상하지 못하고 제주도에 머물면서 중부지방에는 마른 장마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장마기간 후반에는 제9호 태풍 ‘찬홈’, 제10호 태풍 ‘린파’, 제11호 태풍 ‘낭카’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주변으로 기압계가 불안정해져 장마전선이 활성화 되지 못했다. 장마가 끝난 후 8월에도 소나기, 제15호 태풍 ‘고니’ 등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긴 했지만 그 양이 매우 적어 6월부터 8월까지 여름철 수도권지역 강수량은 평년 799.5㎜에 비해 40%밖에 되지 않았으며 이는 1973년 이후 가장 적은 양으로 기록되었다.

그렇다면 가뭄은 언제쯤 해소될 수 있을까? 수도권기상청에서 발표한 10월~12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10월과 12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고, 11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년 강수량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여름철과 달리 겨울철 강수량은 많지 않기 때문에 가뭄 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가뭄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엘니뇨는 열대태평양 감시구역에서 5개월 이동평균한 해수면 온도 편차가 0.4℃ 이상인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그 첫 달을 엘니뇨의 시작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엘니뇨가 발생하면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상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커져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기상재해가 나타난다.

세계기상기구(WMO) 엘니뇨 전망 발표에 따르면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올해 하반기 동안 계속 상승해 평년보다 2℃이상 높은, 강한 강도의 엘니뇨가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가뭄은 내년 봄까지도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기후변화로 장마기간에는 비가 적게 내리는 마른장마가 나타나 가뭄으로 고통받는가 하면, 장마가 끝난 후에는 갑자기 내리는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침수 등으로 인적·물적 피해를 입기도 한다. 이렇게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점점 잦아지면서 그 피해도 날로 커지고 장기화 돼 가고 있다. 현재는 충남지역의 가뭄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지만 가뭄이 점점 장기화 되어 간다면 수도권지역의 물 부족 사태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유례없이 심각한 가뭄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 지금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기우제를 지내던 인디언의 자세에서 벗어나 기후변화에 대한 보다 정확한 예측과 그에 따른 효율적인 대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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