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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용인의 새로운 문화공간에서 축제를 즐기다

 김혁수

용인문화재단 대표이사
▲ 김혁수 용인문화재단 대표이사

 

해외여행에서 접하게 되는 야외 행사 정보는 ‘공연초대권’이 되기도 한다. 무료 야외 공연을 비롯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축제는 지역의 역사를 대변하기도 하고, 축제 자체가 지역의 새로운 역사가 되기도 한다. ‘축제의 대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채로운 축제와 야외 행사가 생활화되어 있는 유럽의 경우,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록과 전자음악, 재즈 축제부터 헨델, 모차르트, 바흐 등 유명 음악가들의 클래식 축제들이 공연장이 아닌 거리 곳곳에서 펼쳐진다.

영국의 ‘에든버러 축제’는 지역 축제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제2차 세계대전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던 1947년, 예술을 통한 인류의 상호 협동과 이해를 목적으로 기획된 축제의 공간 에든버러는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리아티스트 축제인 호주의 ‘프리맨틀 거리예술축제’나 캐나다의 ‘핼리팩스 국제 버스커 축제’는 수많은 관광객이 끊임없이 찾는 문화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야외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축제가 있다. 그 중 ‘하이서울페스티벌’는 우리나라 대표 야외 축제 중 하나이다. 물론 오늘의 축제로 자리잡기까지 수많은 비판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서울시 공무원들과 축제 전문가들은 하나가 되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고 결국 시민의 소통까지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어쨌든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문화공간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문화예술의 가치를 상승시키는데 일조했다. 이렇듯 야외 공간을 십분 활용한 축제는 지역을 자원 삼은 도시문화형 축제로서 성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용인시 역시 ‘사람들의 용인’ 그리고 ‘찾아가는 문화예술로 풍요로운 용인’을 위해 다양하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인구 100만을 바라보는 도농복합도시인 용인의 곳곳이 문화를 위한 열린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돌이켜보면 용인의 거리 그곳에서 만나는 거리아티스트의 첫출발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용인문화재단의 대표 문화브랜드 ‘용인거리아티스트’는 ‘용인시민의 문화예술 충전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2012년 탄생했다. 불과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누적공연횟수 1천600회 돌파’, ‘누적관람인원 15만명 돌파’라는 성과를 이뤘다. 지금 이 시간에도 거리 아티스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각종 공연은 다채로운 장르만큼이나 다양한 시민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문화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이제 용인시민에게 ‘야외 문화예술’은 익숙한 일이 되었다.

특히 용인시청 광장은 행정공간에서 문화공간으로 과감하게 변신을 시도했고 그 성과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시청광장 안팎에서 ‘정오의 문화디저트’, ‘KBS 전국노래자랑’, 용인거리아티스트 축제, 영화한마당 등은 물론 지난 여름에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야외 수영장으로 시민들에게 즐거운 체험을 선사했다. 이렇듯 시청이라는 공간이 문화의 옷을 입고 시민에게 또 다른 문화의 손을 내밀고 있다.

아직까지 문화예술은 비싸서 부담스럽고, 나의 삶의 터전과 나의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선입견이 있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관람료가 비싼 공연의 경우, 아이들만 공연장에 들여보내고 부모님들은 밖에서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문화의 즐거움은 소득 수준에 비례하지 않는다. 무료 야외 공연은 모든 여건을 잠시 잊고 부담 없이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정서의 시간이기에 소중한 것이며 그만큼 누려야할 권리인 것이다.

필자는 궁극적으로 이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프로그램을 시민이 직접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절실히 그리고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예술교육이다. 그래서 용인문화재단은 조직 내에 시민예술교육센터를 출범시켰다. 재단은 이 센터를 통해서 시민들에게 다양한 예술교육을 체험하게 할 것이며 아울러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 경험을 직접 펼치는 능력까지 이끌어 내고자 한다. 그리하여 언젠가 비단 축제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용인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예술의 주인공이 용인시민이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그러한 기대를 안고 용인은 오늘도 새로운 문화공간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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