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새우중 가장 작은 것이 젓새우다. 다 자라도 크기가 20㎜ 내외니 가장 크다는 대하의 평균키 20여㎝보다 10배나 작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양은 가장 많다. 새우젓을 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새우젓은 작은 새우에 소금을 뿌려 담갔다고 해서 하해, 백하해, 백하젓, 세하젓이라고도 한다.
젓새우는 서해안에서 고루 잡힌다. 바닥이 뻘인 얕은 바다에 서식해서다. 강화 광천 강경 곰소등 서해안에 새우젓 산지가 많은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담그는 계절별로 부르는 이름도 여럿이다. 잡히는 시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맛이 달라서다. 음력 3∼4월에 담그면 춘젓, 5월이면 오젓, 6월이면 육젓, 삼복 이후 9∼10월이면 추젓, 11월이면 동젓, 1∼2월이면 동백하젓이라 한다.
그중 알이 차고 살이 튼실하여 최상의 맛을 낸다는 육젓을 최고로 친다. 탱글한 몸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씹는 식감도 좋으며 단맛이 물씬 풍긴다고 해서 가격도 제일 높다. 다음이 약간 붉은기가 도는 오젓이고 가을에 잡히는 추젓은 넘버 3다. 그러나 살은 좀 덜하지만 추젓의 인기는 육젓 못 지 않다. 선선한 가을에 잡혀 소금을 적게 넣어도 부패하지 않는 다는 장점으로 인해 육젓 보다 소금 함량이 10% 정도 적어서다. 추젓을 김장용으로 선호 하는 것도 인기비결(?)중 하나다. 좋은 새우젓은 육질이 토실토실하고 액즙이 유색으로 맑으면서 풍미가 좋게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요령 있는 집에서는 싼 추젓과 비싼 오젓이나 육젓을 섞어서 쓰는데, 추젓은 갈고 오젓이나 육젓은 모양새 그대로 섞어서 김치를 담근다고 한다. 절약하며 맛을 살리려는 생활의 지혜다.
이밖에 늦봄부터 초여름에 잡히는 새우로 담그는 곤쟁이젓, 초가을에 잡힌, 크기가 작은 새우를 선별하지 않고 담근 자하젓 9월에 담근 엇젓, 껍질이 다소 두꺼운 새우로 담근 돗대기젓, 중하로 담근 중하젓도 있다.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젓새우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60%가량 줄어드는 바람에 요즘 새우젓 값이 금값이라고 한다. 강화지역만 하더라도 22년만에 최고라고 하는데 김장철을 앞둔 서민들 걱정이 한 가지 더 늘어 안타깝다./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