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수원을 찾아오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다 화성과 화성행궁이 유명 사극과 영화에, 통닭골목과 지동 순대타운 등이 각종 TV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동장대라고도 불리는 연무대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이곳은 수원화성의 동문 창룡문과 맞닿아 있는 곳으로 정조시대 팔달산의 서장대와 함께 화성의 지휘소로 사용됐다. 연무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군사들이 무예를 연마하기도 했다. 특히 정조대왕은 이곳에서 화성 축성에 노고가 컸던 이들을 위로하는 잔치를 베풀기도 했으며 자신도 활을 쏘았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이곳에서는 궁도인들이 모여 활을 쏘기 시작했다. 새벽엔 무예24기 검법을 수련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보인다. 연무대에서의 활쏘기는 이곳에서 출발하는 용머리와 어가 모습의 화성열차와 함께 화성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됐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대부분 처음 활을 잡아보는 관광객들의 체험용 활쏘기는 사대와 과녁까지의 거리가 불과 30m 정도인데다 엄격한 통제하에 이루어지고 있어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
이에 반해 궁도협회와 대한궁도협회 연무정 소속 회원(260여명)들을 위한 과녁과 사대와의 거리는 145m나 된다. 그리고 과녁 바로 위 동북각루 옆 성벽 길로는 수많은 화성관광객과 운동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또 과녁과 인도간 거리도 불과 채 20m도 되지 않는다.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상태인데 실제로 ㈔화성연구회 김모씨는 “몇 년 전 외부 손님들과 화성 투어를 하고 있는데 화살이 과녁 훨씬 위 탐방로 밑에까지 날아와 꽂혀 쏘지 말라고 소리를 쳤는데도 계속 하더라”면서 혀를 찼다.
이에 수원시는 연무대 궁도장 이용을 금지시키고 이의동에 궁도장을 마련했음에도 일부 궁도인들이 이를 무시한 채 여전히 수원화성 연무대에서 활을 쏘고 있어 시민과 관광객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본보 기자의 취재 당시에도 과녁 주변으로 관광객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대한궁도협회 연무정 소속 회원 수명은 안전요원이나 안전시설이 전무한 상태에서 활쏘기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한다(본보 5일자 18면). 이러니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비난이 안 나올 수 없다. 수원시나 수원문화재단의 좀 더 적극적이고 강력한 대책이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