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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연탄은 겨울철을 나기 위한 필수품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이맘때면 집집마다 식구 수에 따라 연탄을 수백 장씩 미리 들여놓기도 했다. 가스와 석유가 난방을 책임지고 있는 요즘에 비추어 볼 때 먼 옛날 얘기처럼 들리지만 30∼40년 전만 해도 그랬다. 자기를 태워 서민들의 추위를 달래주고 외로움을 떨쳐준다고 해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연탄. 시인 안도현은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에서 이 같은 연탄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뜨거운 사람이었느냐/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었던/저 연탄재를 누가 발로 함부로 찰 수 있는가?/자신의 목숨을 다 버리고/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있는/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 수 있는가?’ 그는 또 ‘연탄한장’이라는 시에선 ‘삶이란/나 아닌 그 누구에게/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삶이란/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이라며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영혼의 연탄이 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담기도 했다.

‘국민 연료’로 인기를 끌었던 연탄은 1988년 이후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다양한 신생 난방 에너지의 출현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연탄이 필요한 곳이 많다. 적잖은 가정에서 연탄을 땔감으로 사용하고 있어서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 등 형편 어려운 20만여 가구가 여전히 연탄에 기대어 겨울을 난다. 저소득층과 소외층의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하는 ‘연탄쿠폰’ 대상도 8만 가구 이상이다. 자원봉사단체인 연탄은행이 해마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기부를 받아 어려운 이들에게 전달하는 연탄도 300여만 장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추위를 앞두고 후원금이 예년보다 큰 폭으로 감소, 전국의 연탄은행 잔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연탄 확보도 예년의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지원도 후원 요청 가구의 3분의 1 정도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불우이웃이 추운 겨울을 무사히 이겨내도록 하는 것도 사회적 책무다. 우리 모두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이 되지 못하였네’ 하는 반성의 마음으로 온정의 손실을 펼치면 어떨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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