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를 읽다보면 단연 제1의 인물은 ‘율리우스 카리사르’다. 무수한 전투에서 100% 승률을 기록하면서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는 신뢰감을 심어준 장수로서의 탁월함도 눈길을 끌지만 다인종, 다민족, 다종교, 다문화가 공존하는 코스모폴리탄을 구현하는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이었다.
무엇보다 카이사르는 지도자로서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다. 이탈리아 역사교과서에 따르면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다섯가지 자질로 지성과 설득력, 지구력, 자제력, 지속적인 의지를 거론, ‘오직 카이사르만이 이 모든 자질을 두고 갖추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섯가지 덕목 중 ‘설득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바로 ‘공감’의 코드다. 이는 팍팍한 경제현실과 대형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현대 위험사회에서 요구되는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적’ 리더십에 닿아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주창한 ‘호모 엠파티쿠스’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 감정적 반응과 실천적 반응을 하는 인류라는 뜻이다. 기꺼이 다른 사람의 경험에 녹아들어 느낌을 공유할 줄 아는 호모 엠파티쿠스가 미래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즉 무한경쟁 시대에 지친 사람들이 자신을 이끌고 위로해 줄 리더십으로 ‘공감’의 리더십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공감을 기반으로 한 협력적 공유사회’가 바로 인천남구가 실현하고자 하는 지향점이다.
민선 6기를 시작하면서 남구는 ‘착한 사람들을 잘살게 하겠다’ 미션을 내걸었다. 착한 사람의 기본 품성은 사람들을 잘 믿는다는 것이다. 동시에 다른사람과 잘 협력한다.
즉 남구 주민들을 착한 사람들로 만들고 이들을 잘살게 하겠다는 미션에는 ‘신뢰’와 ‘협동’을 중심가치로 두겠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한세기를 건너오면서 우리는 줄곧 경쟁적인 구조에서 살아왔다. 물론 놀랄만한 성장을 이루기도 하고 IT 강국이라는 찬탄도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과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올해로 남구청장의 소임을 해온 지 10년을 맞았다. 민선5기에 이어 재선됐을 당시 방점을 찍고 싶은 대목이 연속된 정책실현 가능성을 얻어냈다는 점이다. 지난 임기부터 남구의 비전으로 내걸었던 ‘사람중심의 복지도시’ ‘문화중심의 창조도시’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한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남구는 이를 ‘사람중심의 복지도시’와 ‘문화중심의 복지도시’에 담았다.
외형적으로 사회적 기본권 보장으로 복지가 이루어지고 내용적으로 주민 스스로 자기 존엄성을 갖는 것이 ‘사람중심의 복지도시’다. 남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문화를 매개로 창조적 인재가 되고 문화를 매개로 도시재생을 이루는 것이 ‘문화중심의 복지도시’ 실현이다.
이러한 비전에 도달하고 착한 사람들이 잘살 수 있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선 지킬 수 있는 법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남구행정 역할의 중심에 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신뢰’와 ‘협동’의 가치 지향이 놓여있다.
얼마전 남구 ‘풍성한마을’이라는 작은 동네에서 통장 한사람이 마을의 골칫거리 쓰레기문제를 풀어낸 사례를 보았다. 물론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의 문제로 인식하고 동참하기까지는 8개월이라는 기간이 걸렸지만 살고 있는 곳을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한사람의 자발적인 의지가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바로 공동체안에서 신뢰와 협동의 가치가 발현된 사례다. 공감을 기반으로 한 협력적 공유사회가 남구안에서는 지금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