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장터
/이영유
바다와 흙이 몸을 섞어 끝이 된다 하늘이 된다.
그리고 끝이 없는 중간이
한몸에 묶이어 역사가 된다. 빛이 바랜다
누구를 불러 현대며 고전이라고 하랴
참으로 땀을 흘릴 일이 사라지면 빛 없는 색깔들의
난장이지
휘파람 불고
손뼉 치며, 하나가 둘이 되어
그것이 다시 하나로 되는 당신의 세상 대동세상!
얼굴 없는 손짓들아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휘파람들아
도시의 흔적을 찾다보면 유래로 이어지는 역사가 있다. 인천도시의 중심의 끝에는 소래가 있다. 새우젓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의 기억은 희미해진다. 사람들로 발길을 재촉하지만 다분한 정을 나누기란 어제와 오늘이 너무 멀다. 소래포구에서 절망하지 않으려고 노래를 부른 기억도 있다. 바다의 끝은 희망의 끝이고 절망의 끝이다. 벅찬 육지와 바다의 한숨을 돌리고 아무렇게나 떠나가는 일들의 연속이다. 사람들은 병든 찬란함을 찾기 위해 소래로 가기도 한다. 시인의 추억을 담은 기억의 회생들로 숨이 차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박병두 시인·수원문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