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구리시에서 개최된 고구려국제학술대회에서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고구려 왕족인 대야발의 19대 손이 칭기즈칸이고 터키의 선조 오구즈칸은 대진국(발해)을 세운 대조영의 아우 대야발의 4대 조상이란 것이다. 전원철 박사는 ㈔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이사장 김진만)와 터키이스탄불문화원, ㈔한배달이 함께 주최한 제2회 한국·터키 고구려국제학술대회에서 터키·몽골과 한국이 형제국이라고 주장했다. 터키 오스만 세르트카야 교수는 한국어와 터키어는 친척이라면서, 투르크비문에 bokli(뵉클리)라고 새겨진 나라는 ‘맥고리(貊高麗=맥족들이 사는 고구리)’로 한반도보다 10배나 넓은 초원과 사막지대가 주 활동무대였다”고 화답했다.
고구려와 일본과의 관계도 관심을 끌었다. ㈔한배달 박정학 회장은 “일제가 호태왕 비문을 조작해가며 만든 임나일본부(가야=임나 지방이 일본의 식민지)설은 한마디로 허구”이며, 글자가 깨져 없어진 부분을 복원해보면 오히려 ‘호태왕이 보·기병 5만을 보내 왜국을 유린하자 왜왕이 나와 항복하고는 군(식민지)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본에 고구려의 흔적은 많다. 나라현의 아스카사와 함께 일본 최고의 절로 알려진 교토 기쓰가와시(木津川市)의 고마데라(高麗寺)터에서는 2007년에 일본 최고로 추정되는 기와 토담장이 발견됐으며 나라현의 호류지(法隆寺) 금당벽화는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렸다고 전해진다.
또 일본 최고의 고분 다카마쓰총에는 청룡, 백호, 현무, 주작의 사신도를 비롯해 아스카의 미인도로 불리는 색동 주름치마를 입은 여자 군상도가 그려져 있다. 고구려 벽화와 똑같아 논쟁이 크게 일었다. 히다카시(日高市)에는 아예 고마군(高麗郡)도 있다. 고구려 왕족인 약광 등 고구려인 1천799명이 고구려 멸망을 전후해 일본에 이주, 정착한 곳이다. 내년 5월엔 고마군 건군 1천300주년 기념행사도 열린다. 이 지역은 고구려 고군벽화를 토대로 복원한 마상 활쏘기 대회인 ‘마사희(馬射戱)’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에 남경필 지사가 지난 23일 고마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기도와 고마군이 손잡고 미래로 함께 나가자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젊은이들이 고마군 존재 의미와 고구려의 기상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는 가깝지만 먼 나라였다. 역사 속에서 동질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많다. 고마군이 바로 그곳이다. 내년 고마군 건군 행사를 치르면서 한일관계가 성숙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