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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도루묵과 양미리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포구마다 겨울 진객이라 부르는 생선이 여럿 있다. 그 중 양미리와 도루묵은, 이맘 때 면 강원도 동해안에서 이름을 날리는 귀한 손님중 하나다. 요즘 동해안 일대 바닷가 횟집과 식당 어디나 이 같은 생선이 지천이다.

특히 속초 동명항에 가면 포장마차가 줄줄이 늘어선 진풍경도 매일 연출된다. 도루묵과 양미리철에만 생기는 이 포장마차들은 간판도 없고, 상호도 없이 1호집, 2호집 등 숫자로 구별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주 까지 열린 ‘도루묵 양미리 축제’땐 그 진면목을 톡톡히 발휘 했다. 그러나 축제기간이 지난 지금 더 호황을 맞고 있다. 당시 보다 최근 어획량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루묵의 어원과 양미리의 진짜 이름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임진왜란 때 신의주까지 피난 간 선조가 먹고 맛이 있어 감탄했던 ‘목어(木魚)’라는 생선을 궁궐로 돌아와 다시 먹고 실망해 “도로 목어라 해라”라고 해서 생겨났다는게 정설이다. 이런 내용은 한때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적이 있어 더욱 그랬다. 일부 학자들은 돌이 붙는 생선은 ‘돌’이 붙지 않은 물고기에 비해 흔하고, 질이 떨어진다는 어원적 의미에 비추어 볼때 목어라는 도루묵도 이와 무관치 않으며, 목어 앞에 돌자가 붙어 변형된 이름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또 어부들이 잔뜩 기대를 하고 그물을 건져보니 좋은 물고기는 하나도 없고 모두 질이 떨어지는 ‘도루묵’뿐이었다고 해서 ‘말짱 도루묵’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는 것이다.

액젓을 담그는 서해안 까나리를 동해안에선 양미리라 부른다. 그러나 어류도감엔 양미리라는 생선은 엄연히 따로 있다. 이 양미리는 까나리 크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다 자란 것도 10㎝가 채 안 돼 큰 멸치 정도며 잘 잡히지 않아 보거나 먹어 본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크기도 작고 맛도 다른데 왜 양미리라 부르는지 그 이유에 대해선 잡는 어부들도 모른다니 미스터리다.

하지만 어원과 이름이 무슨 문젠가. 제철에 먹고 영양이 풍부해 몸에 좋으면 추위도 이겨 낼수 있을 것 이 분명 한데 말이다. 가격도 많이 저렴해 졌다고 하니 더 늦기전 즐겨도 좋을 듯 싶다. /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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