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가지의 개발과 신도시 건설로 인한 원도심의 공동화는 전국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다. 게다가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급감은 학교신설을 억제하고 학교를 재배치하는 쪽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연수구 옥련동 능허대중학교를 송도국제도시로 이전·개교하려던 계획이 미뤄짐에 따라 학교 재배치를 고려하고 있다. 송도신도시 인구증가에 따라 송도지역 학교의 과밀현상이 우려되고 있으나 학교신설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청의 판단에 의하면 현재 인천시내 중학생 수는 8만9천298명인데 5년 뒤인 2020년에는 7만6천539명으로 14.3% 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고등학생 수는 감소율이 더 심각해 현재 9만8천712명에서 2020년 7만5천822명으로 23.2% 포인트나 줄어들 전망이라는 것이다. 인천시내 학교 수의 전체 총량으로 보았을 때 학교가 남아돌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특수목적고등학교나 사립학교를 제외하고 공립학교의 신설은 당분간 어렵다는 것이 교육청의 판단이다.
이같은 현상은 인천뿐만 겪는 게 아니다. 경기도의 수부도시 수원의 경우도 동수원과 영통 등으로 신시가지가 옮겨감에 따라 팔달문 인근 원도심 학교들의 학생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30~40년 전 50학급에 육박하던 인근 3~4개 초등학교들이 20학급이 채 안 돼 인접 학교와의 통폐합 여론마저 일고 있다. 화성행궁 복원사업으로 행궁 내에 있던 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신풍초등학교의 경우도 15학급으로 학생 수가 줄었으나 지난 해 광교 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50학급이 넘는 과밀학급이 됐다. 이같은 원도심공동화와 신도시 과밀학급은 충남도청이 이전한 홍성 내포신도시, 제주, 대전 할 것없이 전국 모두가 겪고 있다. 인천의 이번 학교 이전 및 재배치가 주목되는 이유다.
주변의 인구 감소로 전국적 명문으로 손꼽히던 인천 중구지역의 고등학교도 송도 이전을 추진하다가 답보상태에 있는 현실이다.원도심 학교들을 학생 수요가 많은 신시가지로 옮기는 데 대한 지역주민들의 우려의 목소리 때문이다. 교육 공동화를 부채질하고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같은 상황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학교이전과 재배치를 통한 효율적인 교육여건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주민과의 마찰없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인천교육 발전을 위한 학교재배치 방안 찾기에 속도를 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