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어느 날 이천새일센터에서 ‘박물관해설사’ 과정을 개설한다는 말에 이순(耳順)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작심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한 지인이 내게 어울리는 교육과정일 것 같아 추천한다는 말에 비행기를 탄 기분으로 나는 접수 날짜를 달력에 표시해 놓고 기다릴 만큼 꼭 참여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 박물관해설사 과정의 인기가 대단했다. 면접을 통해 참여자를 가려야할 만큼 참여 신청자가 몰린 것이다. 긴장 속에 면접을 마치고, 떨리면서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다음날 나의 면접 통과 소식은 우리 가족 모두를 기쁘게 했다.
이렇게 9월 초부터 시작된 이천새일센터의 박물관해설사 과정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전반에 대해 그리고 내 고장 이천의 역사, 문화, 인물, 이야기 등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많은 것을 배우는 교육과정이다. 이 속에서 참으로 다양한 분들의 경험과 지혜를 통해 깨달음 얻었고 그런 벅찬 교육과정 속에서 이제는 자매들처럼 가까워진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더불어 열심히 배우고 익히다 보니, 어느새 끝이 보이는 시점에 와 있다.
강의실에서의 재미있고 알찬 수업은 우리들의 역사에 대한 의식과 문화에 대한 욕구를 한층 높여주고, 내 삶의 주변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전혀 알지 못했던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음을 알고나니 가볼 곳과 알아야 할 것이 꽤 많아졌다.
우선 이천시립박물관과 설봉서원에서의 수업은 내가 살고있는 지역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리고 여성생활사박물관을 시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목아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과 무령왕릉 및 공산성, 경기도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여러 곳을 다녀왔다. 직접 가서 보고 들은 현장 수업은 ‘좀 더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다음을 기약하게 하는 깊고 큰 여운을 남긴다. 이것은 현장에서 학예사나 해설사의 이야기를 통해 훨씬 친근하고 쉽게 접근한 덕분인 것 같다.
이 과정을 마친 후 우리가 해야할 일이 바로 이런 좋은 해설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커다란 자부심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 그래서인지 덕분에 요즘 내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 수업 이외의 시간에도 주말을 이용해 박물관이나 문화 유적을 찾는 시간이 많아졌다. 기회가 닿는 대로 많은 문화유적지와 박물관을 찾으려 노력한다.
9월에는 진천에 있는 종박물관, 농다리, 초평호, 충북학생교육문학관, 이상설 선생 생가에. 10월에는 남양주의 실학박물관, 우석헌자연사박물관, 다산 유적지, 남양주 농업 테마 파크, 홍유릉 등에. 11월에는 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독특한 전시공간인 컴팩·스마트시티와 송도센트럴파크를 둘러본 후 가천박물관에 다녀왔다.
이것은 이천문화원의 주말 문화 탐방 프로그램이 있어 가능하기에 이 또한 감사하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가까이 하는 내 시간은 이렇게 조금씩 늘어갈 것이다.
누군가에게 감동과 함께 사유(思惟)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박물관 해설사.
내일의 나의 모습이라 생각하며, 꾸준한 배움과 경험에 도전하는 나를 스스로 응원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호기심과 열정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뭔가를 꿈 꿀 수 있음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