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국내 산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자동차나 항공 등 일부 업종은 저유가로 인한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그러나 유가가 초(超)저가 시대에 돌입하고 기간도 장기화되면서 유가하락에 의한 잇점보다 국내외 경제와 산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2월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약 409억5천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5억6천만 달러에 비해 31.3% 감소했다.
이 가운데 해외건설의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 지역의 수주액은 147억2천600만 달러로 지난해 306만3천300만 달러에 비해 52%나 줄었다.
이는 2006년 이후 중동지역 수주 금액중 가장 낮은 수치다.
해외 수주액 감소는 산유국 발주처들이 저유가로 인해 발주 물량을 축소하거나 연기한 영향이 크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20억 달러 규모의 라스 타누라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의 재입찰을 잠정 중단했고 카타르는 85억 달러 규모의 알카라나 석유화학 콤플렉스 프로젝트 등 중동에서 진행되던 사업들의 발주를 연기했다.
지난해 말부터 저유가로 인해 중동의 경기가 나빠지면서 미청구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는 건설사들도 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1∼2년 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저가 수주와 공정 관리 실패 등으로 대규모 적자를 본 국내 건설사들이 수익성 위주로 접근한 것도 신규 수주 감소의 원인”이라며 “저유가로 인해 발주처들이 사업비를 낮추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다보니 신규 수주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저유가로 특히 중동지역의 발주량이 줄거나 연기돼 정유나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가 일차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즘은 큰 이익이 나지 않을 것 같으면 아예 입찰에 참여하지 않거나 최대한 이윤을 낼 수 있는 가격을 써내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주 물량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