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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절망의 순간에서 희망을 주는 사람들

 김동리

남양주소방서

평내119안전센터·소방사
▲ 김동리 남양주소방서 평내119안전센터·소방사

 

2014년 나는 소방이라는 조직에 처음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인간이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놓였을 때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어느 곳이든 요구조자를 향해 나아가는 멋진 소방대원들. 나는 그 중에 한사람이고 싶었다.

그러나 첫 출동에서 처음 접하는 화재현장에, 소방학교에서 배운 많은 것들이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 사이 선배가 진압에 완료하고 나의 첫 출동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이내 자괴감에 빠져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선배 한분께서 조언을 해주셨는데 나는 그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처음이라는 것은 항상 긴장이 되기 마련이야, 그것을 극복하는 것도, 지배하는 것도 네가 되어야만 해. 앞으로 구해야 될 수많은 사람이 있으니까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이 말은 앞으로 나의 가장 귀중한 말이 되었다.

이후 9주간 응급구조사 교육을 수료한 나는 구급차 운전요원으로 재편성 되었다. 그렇게 구급대원으로 2개월쯤 지났을 때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이었다. 2명의 사망자와 4명의 중상자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그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 없었다. 병원에 도착해서 한숨 돌리다보니 사건 현장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그 사건이 잊혀지기 전 어느 날 화장실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출동에 임했다. 현장에 도착해 확인해보니 응급 출산 현장이였다. 침착하게 분만을 유도하고 병원에 도착하여 세상에 첫발을 내딛은 아기를 바라봤다. 출생 후 처음으로 본 사람이 나라는 것이 큰 성취감으로 다가왔다.

소방관들은 저마다의 사명감을 갖고 생활한다. 타인에게 희망을 준다는 생각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조직의 발전은 물론 나를 위해 제 몫을 다하는 소방대원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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