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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화재 아파트, 참변 빚은 취약시설 그대로 원상복구

10층불구 스프링쿨러 미설치 여전

외벽 스티로폼 단열재공법 마감

“불나면 또 끔찍한 결과” 불안감

세입자 “市가 이런 공사 허가했다니”

市 “현재론 건물주 양심에 맡길 뿐”

올 초 1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 이후 ‘도시형 생활주택’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으나 피해 건물에 대해 안전 취약성을 전혀 극복하지 않은 방식으로 보강공사가 마무리 작업 중인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9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불이 처음 난 ‘대봉그린아파트’ 옆 쌍둥이 건물인 ‘드림타운’의 정밀안전진단과 보강공사가 지난 9월 22일 완료돼 인테리어, 전기·가스설비 등 마무리 공사만 남겨두고 있다.

대봉그린아파트와 드림타운은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주차장·진입도로 기준 완화, 관리사무소·비상급수시설 면제, 공공주택의 건물 간 간격 거리 배제 등 규제가 대폭 완화돼 지어진데다 10층짜리임에도 살수기 미설치는 물론 양쪽 외벽은 불에 잘 타는 소재인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재(드라이비트) 공법으로 마감됐다.

설계 때부터 화재에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었기에 결국 끔찍한 결과를 낳은 것으로 사고 이후 서울시 등 지자체마다 6층 이상 건물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국토교통부는 준다중이용 건축물에 대해 규모와 상관없이 배연설비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정작 의정부 화재 건물은 안전에 대한 보강이 전혀 없이 그저 원상복구만 하고 새 세입자를 들일 준비에 분주해 불안감이 일고 있다.

드림타운 세입자 권모(38·여)씨는 “건물을 드라이비트로 또 덮는다는 건 보강공사가 아니라 화재 흔적을 감추는 것에 불과하다”며 “시청에서 이런 걸 허가해줬다니 너무 상식 밖이라 믿을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재현장 맞은편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47·여)씨도 “보강공사 자체도 안전장치 없이 진행하고 있어 지나다닐 때마다 늘 불안하다”며 “또 불이 나면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에서 강제할 수 있는 법이나 제도가 없다. 현재로선 건물주가 양심에 따라 화재 취약성을 보완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10일 오전 9시 10분쯤 의정부3동 대봉그린아파트 필로티 주차장에 주차된 오토바이에서 시작된 불로 도시형 생활주택 3동 253가구와 인근 숙박시설 1동, 단독주택 3동, 차량 63대가 탔다.

또 5명이 숨지고 129명이 다쳤다.

/의정부=박광수기자 k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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