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필자가 근무하는 동두천시에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으로부터 동두천시 환경미화원이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노조에 가입했다는 문건이 접수되었다.
환경미화원 운영은 각 자치단체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동두천시의 경우 환경미화원을 위탁이 아닌 무기계약근로자 직원으로 직접 채용하여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동두천시는 정규직 공무원도 노동조합이 아닌 직장협의회를 설립하여 현재까지 집행부와 서로 상생하며 견제와 균형의 조화를 이루며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환경미화원이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노조에 가입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했을 때 당혹스럽기도 하고,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노조관련 생소한 분야를 접하면서 앞으로 전개될 상황들에 대한 중압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우선 업무를 추진하면서 관련법령을 손에 잡히는 대로 다독(多讀)하고, 기존에 교섭경험이 있는 시군에 자문을 구하면서 노조가 결성된 시군에는 시간제계약직으로 노무사를 채용하여 대응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동두천시의 경우 여건상 시간제계약직 노무사 채용이 어려워 기존 고문노무사를 공공비정규직 전문분야 고문노무사로 새로 위촉하여 자문을 구했다. 또한 환경미화원 관리부서인 환경보호과와 무기계약직 관리부서인 자치행정과 실무자로 단체교섭에 참여할 교섭위원을 구성했다. 노동조합에서는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중앙간부가 대표 교섭위원으로 참석했는데 다년간 타 지자체 단체교섭을 수차례 이끌었던 자로 일명 ‘선수’로 불리었다.
단체교섭을 진행하면서 동두천시 직원들로 구성된 교섭위원들이 선수를 상대로 협상하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아무런 성과 없이 교섭차수만 늘어갈 때 쯤 동두천시도 노무사를 교섭위원으로 위촉하여 대응하게 되었고, 직원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바뀌는 발전을 가져왔다.
교섭은 점점 표류를 거듭하고 있었다. 임금협약이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단체협약이 노조측 요구안을 수용하기에는 괴리가 너무 컸고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핵심위원들을 따로 구성하여 실무교섭을 병행 추진하면서 양측의 쟁점사항을 좁히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계속 투자되고 있었다.
얼마 지나면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한다. 지금까지 15번의 단체교섭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단체교섭이 결렬되어 수원에 있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로 장소를 옮겨 3번의 조정절차를 구했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종료되었다. 이에 대한 불만으로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노조의 파업이 2주간 시청 앞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그리고 또 다시 단체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 희미하게 끝이 보이는 느낌이다. 20차정도 단체교섭을 하면 단체협약 안이 결정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지난 8월경 환경미화원 외에 일반무기계약근로자 일부가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노조에 가입하면서 이원화된 교섭이 진행되고 있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노사 윈-윈(Win-Win)을 통해 단체교섭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성숙한 협의가 필요하다.
올 한해는 25년이라는 기간을 공직에 몸담아 온 나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고,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해였지만 교섭과정을 통해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시킨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동두천시와 노조가 서로 상생하고 만족할 수 있는 단체협약 체결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한해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