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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풀어본 무예]수원 화성을 한국 무예의 성지로 만들자

 

수원은 전통적으로 무예를 사랑한 곳이었다. 비단 18세기 정조대 수원화성이라는 성곽을 세우고 장용영 외영을 주둔시키기 전부터 한 주먹하고 한 칼 쓰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사료를 보면, 18세기 중반 영조대에 편찬된 전국 읍지인 ‘여지도서(輿地圖書)’를 보면 수원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평하고 있다. ‘무예[武技]를 좋아하고 인심은 다질하다(好武技 人心多質)’ 말 그대로 수원에서 힘자랑 하다가는 뼈도 못 추리는 공간으로 팔도에 소문난 동네가 수원이었다.

또한 17세기 후반 반계 유형원이 쓴 역사지리서인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를 보면 수원의 무예 사랑 전통이 상당히 오랜 세월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책을 보면 수원지역의 풍속을 논할 때 “농사를 열심히 짓고, 활쏘기에 힘쓰는 곳이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활쏘기는 국방무예의 핵심이자 근본이었기에 활쏘기를 즐겨한다는 것은 곧 상무전통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후 19세기에 만들어진 수원을 소개하는 자료에도 ‘무예’는 수원을 대표하는 상징체였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수원은 이미 오랜 세월 무예로 다듬어진 ‘무예로운’ 공간이었다. 삼남의 물산이 모여 서울로 이르게 하는 통로이자, 핵심 군사 방어 거점이었다. 과거의 성곽과 오늘의 도시가 조화롭게 펼쳐진 수원에 시립 무예24기시범단이 만들어진 것은 수원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되찾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무예24기는 정조임금님이 직접 어명으로 편찬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실린 스물 네가지의 군사무예를 말한다. 보병들이 익혔던 창검을 비롯한 맨손무예 18가지와 기병들이 익혔던 마상무예 6가지를 포함하여 동양삼국의 핵심무예를 모두 모아 놨기에 가장 정예로운 군사무예가 바로 무예24기다.

현재 무예24기는 화성행궁에서 수원시민들과 외국 관광객들을 위해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여년을 최장기 연속공연을 하고 있다. 그것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두 번씩 시범을 했으니, 연속 공연횟수로 본다면 수 천회를 상회하여 세계기네스기록에 올려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다.그래서 이제는 무예24기를 좀 더 보편적으로 수원시민들의 삶 속에서 함께 풀어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 일환으로 아침체조로 무예24기를 하고, 학교체육의 교외 과목으로 채택해도 좋을 듯 싶다. 수원의 아이들이 수원 화성을 지켜냈던 ‘우리의 무예’를 배우고 익힌다면 수원은 마치 오래된 미래처럼 더욱 ‘무예로운’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수원 화성이라는 유형의 문화와 무예24기라는 무형의 전통문화가 결합되어 그것이 아이들을 통해 성장해 간다면 수원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유일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개인적 소견이다.

거기에 화성 성곽 주변에는 말을 탄 무예24기 시범단들이 순라를 도는 모습을 꿈꿔본다. 생태교통 도시를 표방하는 수원에서 이제는 화성 안에 자동차의 경적소리와 매연을 기억하게 할 것이 아니라, 조선의 최절정 무예를 익힌 쩌렁쩌렁한 무사들의 함성소리와 전투마의 말발굽소리가 가득 퍼져야만 한다. 수원 화성 안은 한옥 특구로 지정되어 다양한 체험시설들이 한옥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곳에 무예24기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전수관을 건설하여 국내외 수련생들이 함께 팔달산을 달리고, 화성 성곽을 채운다면 수원 화성을 새롭게 디자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체험할 수 있는 뻔한 소재가 아닌, 수원 화성만의 그리고 수원 화성을 더욱 빛나게 해줄 그런 킬러콘텐츠가 바로 ‘무예24기’이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진실로 그렇게만 된다면 수원은 세계 제1의 관광도시이자 무예의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언제나 그날들을 꿈꾸며 무사들은 화성행궁 신풍루 앞마당에 땀방울로 씨앗을 심는다. ‘꿈’은 그대로 두면 기억에서 사라지지만, 꿈을 위해 노력하고 풀어가면 그것은 또 다른 ‘현실’이 된다. 여기저기서 무예의 꽃이 피어나는 ‘무예로운’ 도시 수원의 꿈이 하루빨리 현실이 되길 빌어 본다.

2014년 9월부터 매주 한 번씩 총 65편의 글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뵈었던 최형국의 ‘인문학으로 풀어 본 무예’는 이번을 끝으로 마침니다. 그동안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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