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동물과 다른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언어를 사용해 의사소통을 하고 기록을 남기며, 도구를 이용하고 발전시켜 육체적 한계를 극복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이러한 영묘한 능력으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불려왔다.
아프리카에서 집단으로 서식하는 사자가 사냥을 하는 장면을 보면, 사냥감을 몰아가는 역할, 매복해서 덮치는 역할, 마지막 숨통을 끊는 역할 등 각자 맡은 임무와 작전으로 먹이 사냥에 성공하곤 하는데, 언어가 없는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각자의 역할 분담을 나누었는지 그 작전은 어떻게 전달되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일반적으로 야생에서 태어난 동물들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개체 특유의 본능과 단순해 보이는 행동들을 끊임없이 반복함으로써 생존기술을 습득하는 것으로 어린 고양이가 물고 할퀴는 동작을 반복하는 놀이를 통하여 훗날 그들의 생존에 필요한 사냥기술과 천적으로부터 살아남는 기술을 익히는 반복학습의 과정이라 한다.
백수의 제왕 사자가 진정한 상위 포식자의 위치를 확보하는 것도 어린 시절 혹독하고 끊임없는 반복학습을 통하여 생존의 기술을 익혀왔던 결과이며 그런 과정이 없다면 아무리 사자라 해도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어떠한가? 갓 태어난 순간의 인간의 모습은 다른 동물에 비하여 너무도 나약하고 생존에 필요한 능력도 본능에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하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보다 더 혹독하고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생존 능력을 높여가야 할 것이다.
그나마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하여 오랜 기간을 학습하기 때문에 생존 방식을 익히는 데에 동물보다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천적으로부터 살아남는 기술을 익히는 과정은 인간이 동물보다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을까? 생태계에서 천적이 없는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각종 재난이며 그런 위험으로부터 살아남는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 돌이켜 보면 기나긴 학창시절 동안 위험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체계적으로 교육받아 본 기억이 없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 불감증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다행히 요즘은 각 급 학교에서 안전에 관심을 갖고 소방관서에 강의를 요청하는 일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안전교육을 시키는 것은 미래의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주인공들이기에 희망적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의 관심은 안전보다는 시험 성적에 대한 관심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 안전교육에 대한 관심을 바라는 것도 너무도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인지 모르겠다.
야생에서의 동물은 천적을 피하여 살아남기 위한 학습을 하지만 우리 인간의 천적은 화재를 비롯한 각종 재난이기에 그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벗어나서 생존하는 그런 문제의 심각성을 깨우쳐 주어야 하며 소방안전교육을 필수과목으로 편성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