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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따뜻한 관심과 나눔이 사람의 미래를 바꾼다

 공재광

평택시장
▲ 공재광 평택시장

 

보고 싶은 사람을 찾아 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만난 두 사람은 이내 부둥켜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이들을 보면서 시청자도 함께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프로그램이 인기 있었던 것은 아마도 시청자들 역시 만나고 싶은 사람을 떠올린 것은 아닐까. 나도 꼭 한번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술 한 잔을 건네고 싶은 사람이 있다.

1987년 청북면 9급 면서기로 공직을 시작한 나는 몇 년 뒤 수원시 지방공무원으로 합격해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 담당으로 일했다. 생활보호대상자를 찾아 지원하는 일이었는데, 생각보다 어렵고 딱한 사정을 가진 이웃들이 많았다.

그때 만났던 생활보호대상자 중에서 일찍 부모를 여의고 할머니와 살던 형제가 늘 마음에 걸렸다. 동생은 중학교 1학년이고, 형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해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한창 어리광을 부리며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 소년들이 힘겹고 암울한 현실 때문에 주저앉을 것만 같아 안타까웠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들을 도울 수 있을지 늘 고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중학생인 동생이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에 있는 공장으로 일하러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중학교는 졸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서울로 보낸 지역주민을 찾아가 동생을 데리고 오도록 요구하며, 동생이 검정고시를 준비할 수 있게 방법을 찾았다. 당장 살 곳도 막막한 동생을 위해 내가 살던 자취방에서 잠시 함께 지내며 미래를 계획하고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도왔다. 그 뒤 내가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았고, 자주 찾아갈 수는 없어도 형제들을 지속적으로 살폈다.

몇 년이 지나 나는 그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방문했다. 작지만 안정된 거처에서 살게 된 형제가 부모님의 제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고 뿌듯했다.

벌써 30년이나 지난 이야기다. 그때와 지금은 소득이나 생활형편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힘겹고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이 참 많다. 안타깝고 슬프다.

정부의 지원 금액은 많아졌고, 지원 대상자도 확대됐지만 지원의 혜택이 미치지 않은 복지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꼭 필요할 때 딱 맞는 지원이 절실하다.

그래서 우리시는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품위 있는 복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와 시민이 적극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찾아 따뜻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하는 기부 나눔 운동을 펼쳐가고 있다.

또 이 움직임을 좀더 범시민적인 움직임으로 확산하기 위해 우리 시는 평택시사회복지협의회,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약을 맺고 지난해 7월 ‘평택행복나눔본부’를 출범, 조례 제정과 모금 활동을 펼쳐 현재 상당 금액을 모금하고 있다. 아울러, 공무원이 솔선수범하여 ‘봉급 자투리 모으기’, ‘1시설 1부서 나눔봉사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우리가 이웃에게 따뜻한 배려와 관심을 갖고 하는 작은 나눔과 기부가 어려운 이웃에게는 새로운 삶의 희망과 미래를 계획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어려운 이웃을 찾아 진심으로 배려하고 돕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아름답고 진정한 선진적인 복지도시다. 나는 기부와 선행이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용기를 주고 삶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 기부와 나눔은 분명 내가 가진 물질이나 시간을 다른 사람을 위해 내어 주는 일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기부와 나눔은 행복한 마음과, 여유로운 웃음을 번지게 하고, 동화 같이 멋진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낸다.

오늘도 우리 시에서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 단 한명이라도 빠져 나갈 수 없도록 촘촘한 복지그물망을 정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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