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가평군청 앞 도로에서 인형 퍼레이드가 있었다. ‘거리 인형축제’가 열린 것이다. 축제 명칭은 가평군이 이탈리아 ‘비아레조 까르네발레’를 벤치마킹하여 처음 개최한 ‘까르네발레 가평’이라는 축제로, 수개월에 걸쳐 이탈리아 현지 축제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거대 인형을 제작했고, 시가행진에 축제관계자와 주민, 학생들이 참여하는 퍼레이드 형식으로 이틀에 걸쳐 개최됐다. 이 행사에는 1만여명이 참여했다.
본인은 지난해 축제에 사용할 거대 인형 제작과정을 처음부터 전 과정을 지켜보았고 축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면서 ‘거리인형축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에 가평군에서 주관하는 벤치마킹으로 지난 2월, 약 1주일간 이탈리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비아레조 축제’를 직접 체험하고, 인형제작 전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탈리아 3대 카니발 중 하나로 꼽히는 ‘비아레조 카니발(Carnevale Di Viareggio)’은 거대한 조형물과 다채로운 퍼레이드와 행사를 펼쳐 매년 수많은 유럽인들의 발길을 이끄는 축제이다. 1873년에 시작된 이 축제는 143년이라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축제로, 높은 세금에 반대하는 부유층들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하니 우리의 정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발상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정서를 유럽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당시 이탈리아 중앙정부에 대한 비판의식에서 출발한 이 행사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성숙하고 발전된 모습으로 진화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유럽을 대표하는 축제중 하나로 성장하였다. 현재는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산업으로까지 발전한 모습을 보면서 유형·무형의 문화와 전통을 중시하며 지켜내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를 깨달았고 새삼 부럽게 느껴졌다.
출국전 조사한 자료를 통해 어느 정도 축제의 규모를 예상하였으나 우리 군이 지난해 제작했던 인형과 비교하면 오랜 역사와 전통이 증명하듯 현지의 제작진, 공방규모, 인형의 크기, 섬세함, 기술력, 인형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표현력) 등이 단순 지역축제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 종합 문화예술 산업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실제 본토 축제현장에서 바라보는 축제는 우리가 알고있는 축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자세, 분위기, 음악, 표정 등등 모든 것이 부럽게 느껴지면서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이런 축제를 우리 실정에 맞게 접목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우리만의 축제로 새롭게 재창조·재구성하여 멋진 축제로 키워 나갈 수 있을지 이탈리아에 머무는 7일동안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가평군은 지난해 첫 ‘거리 인형축제’ 경험과 금번 현지 축제 방문결과를 토대로 올 가을 2회째를 맞는 ‘거리인형 축제’의 전반적인 추진방향 설명회와 ‘어설픈 연극제’의 로드맵을 작성할 계획이다. 본인은 그 축제의 문화와 역사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던지 간에 축제의 성공적 안착 여부는 무엇보다는 우리 지역주민의 지대한 관심과 적극적 참여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 내용이 염려이든 응원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지역주민이 중심이 되어 열린 토론과 다양한 여론 수렴을 통해 창의적이고 아이디어를 도출해 낸다면 축제를 직접 주관하는 행사 관계자와 집행기관인 가평군, 그리고 전 지역주민을 대표하여 의사를 결정하는 가평군의회에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엇보다도 가평군민 모두에게 자랑스럽고 사랑받는 축제로 거듭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군민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과 각계각층의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거쳐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먼 미래에 우리 후손들이 자랑할 수 있고, 군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며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창조적인 군민축제, 나아가 국제축제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