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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날씨의 마법

 

어느덧 화사한 꽃이 피고 초록빛으로 산이 물드는 완연한 봄이다. 누군가는 마음이 괜히 설레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또다른 누군가는 싱숭생숭하고 울적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봄기운이 사람들의 마음에 영향을 주는 걸까?

우리는 감정을 날씨에 빗대어 쓰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계절을 탄다”라는 말이 그렇다. 이는 계절에 따라 하루사이에도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하면서 감정기복이 심할 때 사용한다. 또한 “행복하다. 즐겁다”는 말을 떠올릴때는 맑은 하늘의 쨍한 햇빛이 생각나고, “우울하다, 무섭다”를 떠올리면 흐리고 비가오는 하늘을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날씨와 감정의 관계들은 단순히 사람의 ‘기분’에 의한 것이 아닌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임을 많은 연구가 뒷받침 해주고 있다.

기후 연구가들에 의하면 기온 변화는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서 행동에까지 이르게 한다고 한다. 더운 여름에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쉽게 감정이 폭발해서 우발적인 행동을 많이 하게 되고, 추운 겨울에는 소극적인 행동을 하는 반면 머리 회전은 좋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올라갈 때는 사람들의 마음이 들뜨게 되는데 이것은 태양고도가 높아지면서 강해진 햇빛이 간뇌를 자극하여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온이 내려가게 되면 간뇌의 각성중추를 자극해서 의식이 더욱 또렷해지게 된다.

또한 햇빛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방의 사람들은 밖에서의 활동이 많아 대체로 명랑하고 활동적인 성격이 되는 반면에, 햇빛을 비교적 적게 받는 지방의 사람들은 사색을 즐기고 근면하며 끈기가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흐린 날씨에 사람들의 마음이 우울해지는 원인은 ‘양이온의 증가’ 때문이다. 흐리고 비가 오는 저기압일 때는 양이온이 늘어나는데, 양이온은 세르토닌에 영향을 주어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거나 화를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반면 음이온은 시각 반응과 호흡기능이 좋아지고 피로를 적게 느끼게 한다고 한다.

기온에 따라서 일의 능률도 차이가 난다. 너무 추운 방에서 공부를 하거나 연구를 할 때는 훨씬 잘 잊어버린다. 날씨가 추울 때는 생리적으로 몸을 떨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산소를 소비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뇌 활동에 사용될 산소가 부족하게 되면서 일의 능률이 저하되는 것이다. 반면에 실내 온도가 너무 높아도 문제이다. 18℃~20℃의 쾌적한 온도와 비교했을 때 한여름 무더위에서 작업을 하면 능률이 뚝 떨어지게 된다.

요즘 같이 따뜻한 봄날 오후에는 자주 피곤하고 졸린 일명 춘곤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춘곤증은 의학적인 용어는 아니나, 계절의 변화에 우리 몸이 잘 적응을 못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으로서, 봄철에 많은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피로 증상이라고 해서 춘곤증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춘곤증은 겨울 동안 활동을 줄였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들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게 되는 일종의 피로 증세로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과, 소모량이 많아진 비타민을 충분히 보충하면서 지혜롭게 이겨나가야 할 것이다.

날씨가 사람의 기분이나 건강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날씨에 민감한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미국 기상학자 스티븐 로센 박사에 의하면, 체형적으로 깡마르거나 뚱뚱한 사람, 성격적으로 수줍음을 많이 타고 감성이 풍부하거나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날씨에 민감하다고 한다. 반면에 근육형의 건강한 남자, 성격적으로는 외향적이며 적극적인 사람들은 날씨의 변화에 무딘 편이라고 한다.

이렇듯 날씨에 따라 사람의 의식이나 감정은 많은 영향을 받는다. 봄은 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각 계절마다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기분을 적당히 즐기면서 올해도 ‘날씨체험투어’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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