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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인간이 갖춘 두 개의 인성지능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는 자기성찰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왕이 된 후에도 명분을 내세우며 위협하는 정적들보다 더 뛰어난 학자가 되어야 했다. 규장각을 만들고 학문을 사랑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토론하는 과정 속에서 은밀하게 자기의 세력을 키워나가게 된다. 참혹하게 죽어간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과 그리움,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수도 없이 찾아왔지만 분노는 현실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으로 늘 마음을 다스렸다.

정조는 24세의 장성한 나이에 임금이 되었으나 자신의 상황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평가를 할 수 있었기에 서두르지 않았다. 왕이 된 직후와 재위 초기에는 사방에서 자신을 노리는 정적들로 가득했고 그에 비해 자신의 권위와 지지 세력은 너무나 미약하다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매사에 서두르기보다는 자신의 입장과 현실을 돌아보고 항상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결과 시대적 상황에서 자칫 불가능할 수도 있었던 어린 시절 목표를 이루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결국 ‘반드시 살아남아 성군이 되라’고 당부했던 사도세자의 뜻을 이루어 조선왕조에서 손꼽히는 성군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국보 제153호로 지정된 ‘일성록(日省錄)’은 정조가 세손시절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써왔던 일기에서 비롯된 국왕의 성찰일지로, 그 범례 서문에는 이런 문장이 실려 있다.

‘옛날을 거울로 삼는 것은 오늘을 살피는 것만 못하고, 남에게서 찾는 것은 자신을 돌이켜보는 것만 못하다’

정조가 겸비한 자기성찰지능은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욕망, 두려움, 재능 등을 잘 다루어 효과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다. 이 지능이 높은 사람은 개인의 감정에 충실하며, 자신을 위해 진지한 삶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을 다스릴 줄 안다. 또한 자기성찰지능은 다른 모든 지능들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성철 스님이나 나사렛 예수 같은 성직자, 자신의 신념을 지킨 마하트마 간디, 안중근 의사 같은 이들이 대표적이다.

대한민국 예능의 일인자, 유재석은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입문해 오랜 무명시절을 거쳐 명실상부 스타의 자리를 장기간 지키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겸손한 자세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중에게 보여주는 친숙한 이미지는 물론 그의 이타심과 친화력은 많은 이들이 칭찬하고 있다. 유재석이야말로 인간친화지능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출연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자신은 말을 아끼면서도 일부러 질문을 던지며 낯설어 하는 게스트를 편안하게 해주고, 함께 하는 출연자 모두가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해주니 그와 한번 방송을 했던 사람들은 다시 함께 방송하고 싶은 사람으로 언제나 유재석을 꼽는다고 한다.

인간친화지능은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동기, 희망사항을 잘 이해하고 그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으로, 대인관계를 잘 이끌어가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타인의 몸짓과 표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타인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능력인 것이다. 또 지도력, 타인을 동기화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과 더불어 행동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인간친화지능이 높은 사람들의 직업으로는 교사, 정치인, 심리치료사, 사업가, 영업사원, 종교지도자 등이 있다.

앞서 말한 정조가 갖춘 ‘자기성찰지능’과 유재석의 ‘인간친화지능’은 인간을 단순히 IQ 또는 EQ로 측정하는 것 외 다양한 지능을 갖추었다고 주장한 하버드대학교 교육학과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 가운데 인성과 관련된 지능이다. 가드너 교수는 지난 1983년 그의 저서 ‘마음의 틀’을 통해 인간에게는 8가지 지능이 있다고 했다.

결국 인간에게는 학습과 관련된 ‘언어지능’과 ‘논리 수학지능’, 재능과 관련된 ‘신체운동지능’, ‘음악지능’, ‘공간지능’, ‘자연지능’ 등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잠재된 능력을 끄집어내어 발현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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