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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일림



곤줄박이는 둥지를 찾아 새벽을 거슬러 오르지. 닫힌 태양의 문틈에 여린 발가락이 끼고 핏물이 고여 고혹적 울음을 완성하는 거야.



멀리 고공을 헤치고 울려오는 달빛별곡을 듣지 우리는, 마음에 온순한 종 하나 달고서.



얼마나 울었을까, 엄마는 별이 되어 돌아오지 않고 새는 견공처럼 힘껏 목청을 높이지. 별의 언어에 닿을 때까지.



- 이일림 시집 ‘비의 요일은 지났다’

 



 

겨울 눈발을 견뎌내며 새벽을 거슬러 오르는 곤줄박이의 꿈도 그랬을까. 엄마가 죽는 꿈을 자주 꿨다. 문틈에 여린 발가락이 끼어서 꼼짝 할 수 없는 꿈속에서 엄마를 부르며 엉엉 울었다. 얼마나 울었을까 곁에서 주무시던 외할머니께서 울고 있는 나를 깨웠다. 엄마 품보다 외할머니 품에서 잠을 자야했던 어린 아이의 불안이었을까. 엄마를 잃는다는 불안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왜 그가 별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걸까. 죽은 그를 흙에 파묻고 왜 하늘을 보며 달빛별곡을 듣고 있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사랑의 언어를 저 먼 우주에서 배운 우주인의 후손인지 모른다. 태양의 불길로도 태울 수 없는, 견공처럼 힘껏 목청을 높이며 피울음을 완성하고 있는 새인지 모른다. /김명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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