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촌이 직면한 비극의 하나는 어린아이 울음소리가 끊어진지 오래란 점이다. 내가 아는 50여 호 되는 한 마을에서는 가장 어린 주민이 57세이다. 70대, 80대 노인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그러니 농촌 마을에서 희망을 가지기는 턱 부족일 수밖에 없다.
마을이 마을로서 제구실을 하고 바람직한 공동체가 되려면 어린이들과 청소년, 청년, 장년 그리고 노인들이 어울려 살며 마을공동체를 이루어 나갈 수 있어야 할 터인데, 노인들만 남아 있으니 시들어가는 마을이 될 수밖에 없다. 나는 그래서 남은 삶의 설계를 새롭게 하여 멋있는 노후를 보내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그렇다면 20년 이상 남은 세월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겠는가를 장고(長考)한 결과, 삼모작 인생(三謀作 人生)을 새롭게 도전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퇴직금 전액을 투자하여 동두천 쇠목골이란 골짜기에 6만평의 산을 매입하였다.
이곳에서 나의 노년을 멋있게, 행복하게 보내기로 작정하고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늙어서도 일하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70세가 넘으면 안방에 들어앉아 기침이나 하며 노인 냄새를 피우면서 젊은이들에게 짐되는 나날을 보내려고들 한다. 나는 그런 식의 노후생활에는 절대 반대다. 늙어서도 일을 하며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이끌어 주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는 최근 이곳에 노인들이 젊은이과 더불어 살아갈수 있게 60대와 70대, 80대 노인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자립마을, 자치마을, 복지마을, 행복마을을 추구하는 두레자연마을을 건설하고 있다. 완공되면 이곳 노인 100여 명이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일터가 세워진다.
우리나라는 60세가 넘으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경로당을 기웃거리거나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병원 진찰실을 찾곤 한다. 그렇게 살면 노년이 황폐해진다. 늙어갈수록 진취적인 기상을 품고 미래를 위하여 도전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