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연예인이 성폭행 범죄를 저질렀다고 고소를 당한 사건으로 한 동안 인터넷이 떠들썩하였다. 다행히 고소한 사람이 무고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번 사건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우발적으로 사람이 많은 노출된 곳에서 발생하는 성추행사건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성범죄, 특히 성폭행 사건은 당사자 둘만의 은밀한 곳에서 이루어지거나 다른 사람이 알 수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당사자의 진술에만 의존하여 수사나 재판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성범죄의 경우 객관적인 증거를 필요로 하는 다른 범죄에 비하여 피해자에 의해 악용되는 경우도 있었고 피해자의 진술이 모순되거나 신빙성이 없다고 하여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는 피의자나 피고인도 있었다.
다행히 최근 들어 당사자의 진술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문자나 SNS, 자동차 블랙박스, 하이패스 자료 등 당사자의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활용되면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 종전보다는 쉬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위 연예인 사건처럼 무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 법조계의 통계에 의하면 무고죄 사범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진술 증거 이외에도 다른 최신의 객관적인 증거가 있고, 다른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통하여 성범죄 여부의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무고죄라는 것은 큰 죄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금전적 이익을 바라고 범하기에는 그 죄에 대한 댓가가 너무 크다. 최근 법원도 무고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가는 추세이다. 필자도 무고죄를 엄히 처벌하는 것에 찬성한다. 이는 국가 수사력의 중대한 낭비를 초래하고, 고소당한 사람에게는 씻을 수 없는 정신적인 충격을 주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 필자는 성범죄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본다. 우선 성범죄로 고소를 당한 사건의 경우 그 혐의가 확실하게 밝혀질 때까지는 그 혐의사실을 누설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는 현재의 형법에서도 규정하고 있는 사항이나 잘 지켜지지 않는다. 나중에 무혐의로 밝혀진 경우 혐의자가 입게 되는 막대한 피해를 누가 보상할 수 있겠는가. 또한 성범죄의 경우 고소하는 사람의 진술을 지나치게 의지하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가 추가로 어떤 것이 있는지 충분히 확보하고 거짓말 탐지기 등 과학적인 자료를 통한 증거조사를 해보기를 권한다. 적어도 당사자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가 있는지 통화를 얼마나 자주 했는지, 같이 자주 어울렸는지 등 여러 가지 정황 등에 대한 조사를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성범죄도 하나의 범죄이다. 다만 그 유형이 사회가 발전하면서 다양해지고 복잡해졌을 뿐이다. 범죄 수사에 대한 기본원칙을 잘 지키고 증거법칙에 입각하여 수사한다면 억울한 성범죄자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연예인 사건에서 처음부터 법에서 정해진 대로 수사하고 처리하였다면 젊은 연예인의 사적인 생활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법을 집행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법원칙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사건이었고, 무고죄가 중한 범죄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이번 사건을 통하여 ‘열 사람의 범인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사람의 죄 없는 자를 벌해서는 안 된다’는 법언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