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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박준영 변호사와 진경준 검사장

우리나라 법조계를 ‘정의를 위한 조직, 형평성 있는 법의 잣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법조계의 비리는 흔한 것이어서 국민들은 웬만한 사건에 무덤덤하다. 사실이다. 이는 대검찰청의 ‘법조 주변 부조리 사범 단속 현황’ 통계를 통해서도 증명된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법조비리와 관련해 사법당국에 적발된 인원은 무려 2천537명이나 됐다. 더 심각한 것은 법조 비리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3부터 2008년까지 1천200~1천600명 선이던 법조 주변 비리 사범은 2009년 2천554명으로 크게 증가한 이후 작년까지 2천300~2천6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브로커가 대부분이었지만 변호사 범죄도 증가했다. 명의 대여나 부정수임으로 적발된 변호사는 10년 전 10명 안팎이었지만 작년엔 61명이었다. 금품수수 혐의로 적발된 판·검사 등 법조 공무원은 지난해 96명이나 됐다. 역대 법조비리의 대표적인 사례는 진경준 검사장이다. 공직자 재산 공개에 신고된 그의 재산은 156억원으로 법조계 최고였는데 김정주 넥슨 회장으로부터 공짜로 받은 주식을 10년 뒤인 2015년 126억원에 팔아 생긴 것이라고 한다. 넥슨으로부터 자신과 가족들의 여행 경비까지 받았고, 한진그룹 총수일가 비리의혹 내사 종결 대가로 진씨 처남 청소 회사에 147억원어치 일감을 받아낸 혐의까지 받고 있다.

그와 비교되는 사람이 수원의 박준영 번호사이다. 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 익산 택시기사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강도사건, 무기수 김신혜 사건 등을 맡은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재심변호사로 알려져 있지만 돈이 되지 않는 사건들이어서 정작 자신은 파산 지경에 몰렸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스토리펀딩에 ‘하나도 거룩하지 않은 파산 변호사’란 글을 올렸는데 일주일 만에 2억원이 넘어섰다. 목표액은 3개월간 3억원이라는데 지금 추세로는 그 전에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수원지역의 문화계 인사, 시민운동가와 시민들의 후원회 조직 움직임도 있다. 고은시인은 이 소식을 듣고 즉석에서 후원금을 냈다. 박 변호사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고졸 출신 변호사로서 처음엔 ‘뜨기 위해’ 재심사건을 맡게 됐는데 가지지 못한 이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재심전문 변호사로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법 정의를 실천하는 박준영은 국민들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진경준은 구속됐다. 사필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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