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은 국민들에게 양질의 단백질원을 공급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늘어나는 가축분뇨의 처리와 이로 인한 축산냄새의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는 역기능도 지니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축분뇨 발생량은 2015년 기준으로 약 4천700만 톤에 해당하며, 그 중 90% 이상이 자원화 방침에 따라 처리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자원화 방식이 퇴적송풍식, 기계 교반식 시스템 즉, 퇴비단 바닥부에서 공기를 공급해 퇴비화를 유도하는 ‘양압’식 퇴비화 시스템으로 이는 유기물의 분해과정에서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의 각종 축산냄새 물질이 대기 중으로 자연스럽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물론 시군 단위의 공공처리장 및 공동자원화 시설에서는 냄새를 포집한 후 화학적 처리 등을 통해 냄새를 저감하는 장치를 구비하고 있지만, 일반 농가에서는 이런 장치가 없이 공기 공급만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공기흡입식 퇴비화 시스템은 기존의 공기 주입식 방식과는 반대로 공기를 흡입해 퇴비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공흡입 펌프를 이용해 퇴비단 특정위치에서 공기를 흡입하고, 흡입된 공기 내에 암모니아를 회수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공기흡입식 퇴비화 기술 개발을 위해 밀폐식 퇴비화 반응기 내에 공기흡입 조건에 따른 퇴비화의 특성 및 암모니아 회수 방안을 연구 중이다.
공기흡입식 퇴비화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존재하는데 첫째, 퇴비단에서 발생하는 냄새물질을 저감할 수 있다. 퇴비단 특정 위치에서 공기를 흡입하기 때문에 기존 공기공급 퇴비화 시스템에 비해 퇴비단 표면에서 휘산되는 암모니아 농도가 크게 감소한다.
실제 해외의 연구사례에서 공기공급식 퇴비화 방식은 퇴비화 과정 중 전체 질소의 9.6%를 대기 중에 암모니아 형태로 방출하는 반면, 공기흡입식 퇴비화 시스템은 대기 중에 방출되는 암모니아의 90% 이상을 회수하는 것으로 연구된 바가 있다.
둘째는 ‘비료성분의 회수’ 측면이다. 공기흡입식 퇴비화 시스템은 흡수된 공기 중에 포함된 암모니아를 화학처리 및 온도차이 등을 이용한 회수방식을 통해 액비상태로 회수할 수 있다. 이는 유기물의 분해 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암모니아를 이용했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적으며,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장기적으로 질소퇴비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은 ‘발효 폐열의 이용’이다. 퇴비화 과정 중 흡수된 공기는 유기물의 분해에 의해 온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비닐하우스에 직접적으로 공급해 이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아직까지 암모니아 외 기타냄새물질의 제거, 지속적인 발효폐열의 공급의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으나, 기술개발에 따라 퇴비화 기술을 다른 산업에 접목시키는 ‘융복합’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공기흡입식 퇴비화 시스템의 추가 비용 투자 등의 문제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를 해결하고 기술을 보급한다면 축산냄새를 효과적으로 저감하고, 나아가 기존의 가축분뇨 퇴액비화, 바이오가스화에 집중된 사업의 분야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술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축산 농가는 각 농장에서 발생하는 냄새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한 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설투자에 적극적으로 힘쓰고, 연구소 및 대학은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나 현장기술 등을 개발한다면 우리 축산업도 머지않아 냄새 없고 깨끗한 ‘친환경축산’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