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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유라처럼 대학가는 학생이 또 있어서야

고등학교에 단 17일 출석하고도 당당히 졸업장을 받았다. 그러면서 ‘잠 자느라 학교에 안 왔다. 나는 갈 대학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공공연하게 친구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대학입학시험에서도 엉뚱한 수험생에게 실기에서 낙제점을 주어 떨어뜨리고, 정씨에 대해서는 최고점을 주어 턱걸이로 합격시켰다. 대학에 다니면서도 출석하거나 시험을 보지 않았는데 출석을 인정하고, 학점을 부여했다. 누가 보아도 우연의 일치가 아닌 조직적인 입시비리이자 특정인에 대한 특혜였다. 정씨가 다닌 청담고와 이화여자대학교에 대한 감사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엊그제 수능시험을 본 60만 명의 수험생과 그 부모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허탈감을 주었다. 오죽하면 일부 수험생들이 수능시험이 끝나자마자 촛불시위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는지 그 심정을 헤아릴 만하다. 국정농단도 모자라 최순실 모녀는 교육계도 농락했다. 거기에 놀아난 학교들도 큰 문제였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같은 학사비리가 가능했었는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비선실세의 딸 한 명에게 몰아준 특혜가 13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화여대를 한순간에 추락시키고 말았다. 교수와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게 나라냐, 이게 대학이냐”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18일 발표된 이화여대에 대한 교육부의 감사결과 정유라씨는 2015학년도 1학기부터 1년 간 모두 8개 각 과목의 수업에 단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지만 출석이 인정되고,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거나 강의를 듣지 않았음에도 답안지가 제출되거나, 대리수강한 흔적을 포착했다. 입학 면접 당시에도 공정성을 저해했고, 입학처장 역시 면접평가에 부당개입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사안인 최순실 및 청와대와 이화여대 간 유착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 학교에만 책임을 미룬 반쪽감사 또는 꼬리자르기식 감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어떻든 전국의 중고생들까지 개탄하며 분노케 한 최순실·정유라씨의 학사비리는 최근 들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어서 국민들이 더욱 놀랐다. 최순실이라는 비선실세의 권력이 신성한 교육계에까지 미쳤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교육부는 입학처장과 정유라 학점 특혜 과목 담당 교수들은 업무상 방해죄로 검찰에 고발하고, 최순실씨 모녀와 전 총장에 대해서도 수사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향후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통해 다시는 정유라와 같은 학사비리가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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