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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민복



파도가 없는 날

배는 닻의 존재를 잊기도 하지만



배가 흔들릴수록 깊이 박히는 닻

배가 흔들릴수록 꽉 잡아주는 닻밥



상처의 힘

상처의 사랑



물 위에서 사는

뱃사람의 닻



저 작은 마을

저 작은 집





- 함민복 시집 ‘말랑말랑한 힘’

 

 

 

우리는 삶이 편할 때 지난 일을 잊는다. 힘들었던 날들 속에 나를 잡아주고 견인해주던 사람들, 그들을 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고마움을 잊고 살아갈 수가 없다. 네가 있어 내가 있고 내가 있어 네가 있는, 그것이 바로 한 그물처럼 우리를 엮어주고 이어주는 힘이다. 망망대해에 생계를 걸고 있는 뱃사람들은 모든 것을 닻에 의지한다. 언제 들이닥쳐 모든 것을 빼앗아갈지 모르는 풍랑, 그 거센 파도와 싸우며 상처를 다스리고 다시 서는 사람들은 서로가 배가 흔들릴수록 깊이 박히는 닻이며 서로를 꽉 잡아주는 닻밥이다. 그 까닭에 어촌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이 작은 집들이 유난히 정겨워 보이는 것이다. /서정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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