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라인 붕괴 후폭풍 예고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시에 전격적으로 사표를 낸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피의자’로 규정됐고, 특별검사 조사까지 앞두고 있고 정치권으로부터 탄핵·하야 압박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사의표명은 예사롭지 않다.
만약 두 사람의 사의 표명이 박 대통령과 검찰 사이의 긴장과 갈등을 이기지 못해 물러나는 것이라면 권력 내부 시스템의 붕괴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이 하야 퇴진 여론에도 불구하고 부여잡으려는 국정 운영도 여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청와대와 법무부의 설명만으로는 표면적으로 두 사람의 사표 이유는 최순실 사건에서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공범·피의자로 규정한 것에 따른 책임 표명 차원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지난 20일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 없이 박 대통령이 최 씨 등의 범죄 혐의 상당 부분에 걸쳐 공모 관계에 있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중간 발표했다.
청와대는 당시 검찰 발표를 놓고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 “부당한 정치 공세”, “인격살인”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김 장관과 최 수석의 사의 표명은 사실상 검찰에 대한 경고메시지라는 풀이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장관과 최 수석이 특검을 앞둔 상황에서 사표를 낸 것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을 앞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사표를 바로 박 대통령이 수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 수석의 경우 대통령을 법률적으로 보좌하는 게 본래 업무로 이런 맥락에서 특검 준비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관측과 달리 박 대통령이 김 장관과 최 수석에 대한 사표를 모두 전격적으로 수리할 경우에는 상황은 급전될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인 사표 제출의 이유와는 달리 박 대통령을 향한 정치권의 탄핵과 여론의 퇴진 요구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해 권력의 두 축이 쓰러지는 것이라면 권력 내부 붕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신호’일 수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