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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조윤선 장관 그 이후

 

지난 21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하여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현직 장관으로는 최초로 구속되었다. 조 장관은 사퇴의사를 표명했고 곧바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표를 수리하였다. 송수근 문체부 제1차관이 장관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그런데 송 차관의 대행체제는 언제까지 갈까? 또 직무대행체제로 1년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 준비는 잘 될 수 있을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문화체육관광 분야가 올스톱 된다면 이는 국가적 불행이다. 경제적 악영향은 물론 한류확산 등 관련분야가 장기적으로 위축될까 우려된다. 당장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중국의 사드보복 등에 별 다른 대응을 못한 채 대부분의 국정이 현상유지에 급급하다. 더구나 탄핵정국은 연말의 대선정국을 코앞으로 당겨 놓았다. 실업문제나 경제구조조정 등 국가적 당면과제들은 모두 예비후보들의 말잔치에 가려졌다. 아무도 지금과 같은 국정마비상황을 바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자들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하고, 잘못된 관행은 고쳐져야 하겠지만 그밖에 정상적인 부분은 평상시대로 움직여 나가야 한다.



장관과 대통령 권한대행은 적극적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송 차관의 직무대행체제는 장관이 임명되어야 끝이 난다. 그렇다면 지금 후임 장관이 임명될 수 있을까? 법적인 판단과 정치적 판단이 다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장관을 임명할 수 있는 것은 황교안 권한대행이다. 법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야권은 황교안 대행이 임명하는 것을 반대할 것이고, 청문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다. 야권은 황 총리의 대통령권한대행 자체를 부정한 바 있고, 지난달 17일 주말촛불집회에서도 황교안 대행의 사퇴촉구가 구호였다. 그렇다면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끝나야 송 차관의 대행체제도 끝날 것인데 그게 언제인지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대통령선거가 이루어지고, 기각되면 박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법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탄핵 결정시기를 미리 알 수는 없다. 언론에서는 2월 말이나 3월 초 예정이라고 보도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은 박한철 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를 고려한 추측일 뿐이다. 법률은 사건 접수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결정하도록 규정하였지만 강제사항은 아니다. 신속한 결정보다는 헌법과 진실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체제와 송수근 장관 직무대행체제는 언제까지일지 알 수 없다. 평창올림픽 준비를 비롯한 문화체육계 주요 사업들은 정지된 상태에서 시간만 흘러갈 것이다.



헌재와 특검, 법원에 맡기고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해야

황교안 대행이 정관주 차관의 사직에 따른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하여 현 송수근 차관을 임명했을 때도 야권은 반발하였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현상유지만 해야지 장차관 임명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었고 동조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정치적 고려일 뿐 법적인 판단은 아니다. 헌법은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권한대행을 하도록 하였다. 헌법에 따르면 ‘궐위’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해야 하므로 대행체제는 길어야 60일이다. 한편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사람은 헌재의 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따라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은 ‘사고’에 해당되고, 대행기간은 탄핵심판이 결정될 때까지다. 법률이 규정한 180일이 궐위때보다 길고, 극단적인 경우 1년이 넘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권한대행은 현상유지만 해야 한다고 할 수 없다. 권한대행의 직무범위에 관하여 헌법도 법률도 규정하지 않았다. 이전 사례라야 박정희 대통령 사망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 밖에 없다. 최순실 사건에 연루된 몇 명 때문에 5천만이 넘는 국민이 모두 불안한 상태로 탄핵결정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전 국가적으로 이 사건에 매몰되는 것은 성숙한 사회가 아니다. 국민은 각자 맡은 일을 충실히 해나가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에 집중하고, 특검과 법원은 사법절차를 맡고, 황교안 대행은 주어진 모든 권한을 행사해서 대통령공백을 메워나가야 한다. 대한민국은 머뭇거리거나 멈출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