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자급률 6년 만에 5.6%p 뚝
사료용은 97% 이상 수입 의존
한우, 높은 가격에 소비자 외면
13년 만에 자급률 40%선 붕괴
가격경쟁력·해외생활자 증가 탓
수입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이 가격 경쟁력 등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사료용을 제외한 곡물의 자급률(국내 소비량 대비 국내 생산량)은 지난해 48.4%로, 2010년 54.0%와 비교해 6년 만에 5.6%p 떨어졌다.
특히 사료용 곡물은 97% 이상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사료용까지 포함한 우리나라의 전체 곡물 자급률은 24%(2015년 기준)에 불과하다.
낮은 곡물 자급률은 국제 곡물 가격에 따라 국내 농·축산물,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이 요동치는 원인 또는 핑계가 되고 있다.
축산 분야도 마찬가지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쇠고기 자급률을 37.7%로 추정했다.
쇠고기 자급률이 4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3년(36.3%)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한우 쇠고기는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반면, 지난해 호주·미국산 등 해외 쇠고기 수입량은 2015년보다 21%나 늘었다.
실제, 이마트에서 지난해 쇠고기 매출에서 수입품(미국·호주산)의 비중은 54.8%로 한우(45.2%)를 앞질렀다. 2013년만 해도 한우 비중이 59% 수준이었지만, 불과 3년 사이에 뒤집어졌다.
채소류의 경우 아직 국산이 버티고 있지만, 당근은 2000년 93%에 이르던 자급률이 지난해 45%까지 추락했다.
수산물도 거의 시장의 절반을 중국산 등에 내어준 상태다.
이마트에서 지난해 수산물 매출 중 수입품의 비중은 49%로, 2010년 20%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이 6년 만에 2.5배까지 뛰었다.
과일류 역시 미국산 오렌지, 칠레산 포도 등이 밀려들어 오면서 국산의 매출 비중이 이마트, 롯데마트에서 34~35%까지 높아졌다.
농·축·수산식품 뿐 아니라 대형마트에서 맥주, 과자, 소스·양념류 매출에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불과 3~4년 새 10% 안팎 급증한 20~40%에 이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국산보다 싼 가격에다 해외 생활 경험자 증가와 더불어 수입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도 늘면서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 수입품을 많이 갖춰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