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안보관 비난 보수층 차단
조기 대선에서 중도층 끌어안기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 달아
전통적인 野 지지층도 겨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제98주년 3·1절을 맞아 태극기를 들고서 거리에 나섰다.
최근 ‘태극기 집회’에 결집하는 보수진영과 ‘촛불집회’로 모여드는 진보진영의 대치 정국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먼저 태극기를 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애국’ 이슈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인 셈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3·1절 ‘그날의 함성’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형무소 담벼락을 돌면서 3·1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퍼포먼스에 함께했다. 참석자들이 만세를 부를 때 문 전 대표도 결연한 표정으로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함께 만세를 불렀고, 그 뒤에는 대형 태극기도 뒤따랐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그동안 태극기가 마치 탄핵 기각을 바라는 극히 일부 보수층의 전유물처럼 왜곡되는 일이 있었다. 이들의 주장은 우리 사회의 건강한 보수와는 거리가 먼 ‘가짜 보수’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항상 친일청산의 중요성을 언급해왔다. 안보관도 지금의 보수층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가짜 보수보다 애국심이 투철하다.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태극기를 들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문 전 대표의 국가관이나 안보관을 겨냥한 여권이나 보수층의 비난을 차단하고, 중도층 표심을 끌어안겠다는 전략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문 전 대표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진보층의 민심을 끌어안으려는 모습도 함께 보였다.
이날 문 전 대표의 태극기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으며, 서울 서대문구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추진 현장을 방문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적통을 계승한 것”이라며 “임시정부 기념관을 국립시설로 지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권교체를 하면 이 기념관을 국립시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많은 국민이 촛불을 들고 대한민국을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만들자고 외치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통해 오랜 적폐를 청산하고 촛불혁명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