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중국발 먼지 덩어리인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야외활동이 많은 유치원 등 보육 기관에 자녀를 등원시키지 않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기관들도 미세먼지 탓에 봄철 야외활동을 자제하거나 실내 신체활동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 교육에 차질을 빚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2월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실무매뉴얼’을 경기도 내 지역 교육지원청, 직속기관, 유치원, 각급학교에 배포, 예보등급 단계별로 ‘나쁨’, ‘주의보’, ‘경보’로 구분해 미세먼지 발생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농도 단계별 임무·역할, 조치사항 등을 규정해 학생 및 교직원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유치원, 각급 학교는 미세먼지 농도가 100㎍/㎥(PM10 기준)인 ‘나쁨’ 이상일 경우 실외수업 자제 등, 150㎍/㎥ 이상 ‘주의보’와 300㎍/㎥ 이상 ‘경보’ 발령 시에는 실외수업 금지 등을 실시해야 한다.
실제 지난 3월에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인 날은 총 11일로, 이 중 4일은 주의보까지 발령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도내 전역에서 천식과 만성 기관지염, 심장 질환 등을 일으키는 환경 오염 물질인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니 자녀를 등원시키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학부모 김모(35·여·화성)씨는 “아이가 1년 내내 기관지염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어서 야외활동이 있는 날이면 등원은 아예 생각지도 못한다”며 “아침에 일어나면 스마트 폰으로 미세먼지 수치를 체크하는 게 하루 일과가 된 지 오래다. 요즘처럼 공기가 안 좋은 날에는 친구들도 다들 유치원을 보내지 않거나 외출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부모뿐 아니라 보육 기관들도 미세먼지 탓에 봄철 야외활동이나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이에 따른 대책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원에서 유아보육교사로 일하는 박모(28·여)씨는 “작년에 비해 올해 유독 미세먼지가 심하다 보니 불안해 아이를 보내지 않는 학부모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바깥 놀이를 자제한다고 해도 실내 신체활동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대책은 전무한 상태다.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 원에서 걱정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미세먼지 ‘나쁨’ 이상 발령되면 미세먼지 대응실무매뉴얼에 따라 실외수업 자제나 금지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며 “강제력이나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미조치 사유 및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훈·신병근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