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3 (토)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아침시산책]불의 시간

불의 시간

                                            /나고음



0.7루베* 가마의 문이 철거덩 닫혔다

가마는 서서히 달아오르고 산통産痛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초벌 끝난 볼그레한 얼굴

피부미인의 그 청결함 위에 유혹하듯 색色을 입힌다

불과 유약의 밀약密約으로 거듭나라



불의 시간으로 가마 앞에서 두근두근 설레임이 익는 밤

내 안에서 타다 만 고백이 다시 불꽃이 되는 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와 도자기가 하나임을 느끼는 밤



저, 불꽃 그을음이

내 몸의 아름다운 문신이 된다.

*1루베=1㎥

 


 

봄은 누구나 동경하지 않아도 여성의 냄새를 일어나게 한다. 봄은 변덕스러운 계절이라 했던가, 1킬로그램의 꿀을 얻기 위해 560만 송이 꽃을 찾아가는 벌처럼, 도자기가 온전한 모양으로 구워지기 위해서는 일천도가 넘는 온도를 견디어내야 한다고 한다. 무엇이든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화자는 가마 앞에서 가마 안의 도자기를 생각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있었나 보다. 고통과 괴로움을 이겨내고 나면 아름다운 시간이 선물처럼 오는 것, 설레이는 마음으로 새봄을 맞으며 희망이라는 이름을 기억해 보자.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밥 먹는 소리를 들어보려 노력하자. 삶이 무겁고 주변이 소란스러운 시간들이다. 설레임이 익는 밤이 깊어간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