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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성

/박설희


모래성을 쌓자

성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한 방의 파도로 모든 게 허물어져도


모래얼굴을 만들자

그가 들여다볼 모래꽃

노래 부를 악보까지

눈코입 지워져도 그뿐

물에 젖는 적막만 남는


무너뜨리는 자도

쌓는 자도


놀이니까

죽을 때까지 하는 놀이니까

-박설희 시집 ‘꽃은 바퀴다’


 

 

 

우리는 정말 모래성을 쌓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비록 한 방의 파도로 모든 게 허물어진다 해도 우리는 모래성을 쌓아 가면서 생겨나는 즐거움과 환희와 행복을 맛볼 수 있다. 아니면 반대로 슬픔과 절망과 불행의 감정도 겪을 수 있다. 그러면 어떠랴. 그것이 어쩌면 ‘삶’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놀이’처럼 너무 아등바등하지 말자. 사랑하는 이가 들여다볼 수 있게나마 모래꽃인 모래얼굴을 만들자. 눈코입도 지워지고 적막만 남는다 할지라도 그뿐, 너무 서러워할 것도 노여워할 것도 없을 일이다. /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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