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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해철



지친 몸으로 집으로 가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빛에 떠다니는 작은 먼지와

벽지에 남은 어린 아들의 희미한

그림이 보인다

지친 몸으로 집으로 가자

안 들리던 것들이 들린다

베란다를 지나는 바람과

부엌에서 떨그럭거리는

그릇 소리 들린다

지친 몸일 때 집으로 가자

안 보이던 그들이 안 들리던 그들이

눈도 귀도 어루만지며

곁에 와 함께 눕는다


 

집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편안하게 쉴 곳이란 생각이 지배적이다. 오랜 여행에서 돌아오면 지친 몸을 받아주는 곳. 모든 것이 새롭고 귀하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날 기다렸다는 듯 변함없이 맞이해 주는 제라늄의 빨강과 빨랫줄에 걸린 햇살과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친숙한 냄새와 섞일 때 비로소 내가 집에 왔음을 절실히 느낀다. 아침에 식구들을 배웅하면서 “잘 다녀오세요,”라고 인사한다. 산업 현장에서 혹은 학교에서 하루의 고된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발걸음은 평화롭고 따듯함으로 충만할 것이다. 집에 작은 먼지와 벽지에 그려놓은 어린 아들의 그림이 미소 짓게 하고 소소한 소리마저 애틋하다, 부엌에선 달그락거리는 사랑과 소박한 반찬들로 밥상이 차려지는 평화로운 일상이 숨 쉬고 있는 곳이다. 치친 몸을 위로하고 어루만져주는 소중한 집의 풍경이 평화롭게 그려진다. 오롯이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랑 가득한 이야기가 곁에 와 눕는다. /정운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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