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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정권의 교체와 정책의 교체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시작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은 19대 대선정국으로 바뀌었고, 문재인 정부의 탄생으로 귀결되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했다. 대의민주주의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이 말이 참신하게 들리는 것은 그동안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당선되면 자신을 당선시켜 준 지지자들의 목소리만 듣고, 반대했던 사람들의 의견은 나쁜 것으로 매도하거나 적어도 무시했다. 이런 사고방식이 최순실 사태를 불러온 것이다. 대통령뿐 아니라 우리 대의제의 한 축을 이루는 국회의원도 지지자들이나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전 국민의 대표다. 지역구 현안만 챙기는 국회의원은 스스로 시·도의원으로 격을 낮추는 것이다. 시·도의원이 그렇다면 동네의 대표로 전락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 국민의 대표라는 말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당연히 전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 국민이 동의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전 국민을 만족시키는 정책은 없다. 수많은 의견을 가진 다양한 집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대선과정에 나타난 국민의 요구를 살펴보자.



대통령은 지지자들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대통령이어야

탄핵정국에서 비롯된 이번 대선은 뭐니 뭐니 해도 정권교체가 프레임이었다. 북한의 핵 위협과 사드배치 문제로 인한 미국·중국과의 갈등은 안보 프레임을 제시했지만 미풍에 그쳤다. 외국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우리의 안보불감증은 북한의 위협 속에서 70년 넘게 살아온 탓이리라. 아무튼 국민의 여망은 정권교체였고, 그 속내는 박근혜 정부의 불통에 대한 반발이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초기에 여러 번 경고음이 들렸지만 아무 조치도 취해진 것이 없었다.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로 치부되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이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불허 등 국민적 동의가 없는 정책들이 고수되었다. 국민과의 소통단절로 인한 답답함이 쌓이고 쌓이다가 막혔던 둑이 무너지듯 정권교체의 요구로 터져 나온 것이다. 경기불황이나 양극화 문제 등도 심각했지만 대화가 안 통하는 답답함이 근본 문제였다.



국민과 소통하여 점진적으로 정책을 바꿔야 성공할 수 있어

그런 국민들의 뜻에 따라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국민들의 대선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다. 국민들이 정권교체 기회를 만들었으니 직접 마무리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만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그 관심도가 매우 높다. 작년 11월 미국의 대선 투표율이 56.9%였고, 며칠 전 프랑스 대선의 경우 결선 투표율은 74.6%였다. 우리의 대선투표율은 77.2%로 작년 4·13 총선 때의 58.0%보다도 훨씬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통령이 바뀌면 국가 분위기가 확 바뀌고, 모든 정책이 교체되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들의 여망이었던 정권교체는 단순히 인물만의 교체가 아니라 정책의 교체를 말한다. 국민은 당연히 자신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모든 정책에는 음과 양이 있다. 예컨대 복지를 증진하려면 세금을 더 내야 한다. 당연히 국민과의 대화가 중요하다. 어떤 정책으로 불이익을 받는 사람도 납득시켜야 한다. 또 다른 정책에서는 이익을 받게 된다거나 전체적으로 좋아진다는 점을 설득시켜야 한다. 그래서 급격한 변화, 모든 정책의 교체는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려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다. 시스템이 그대로인데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나라가 대폭 바뀐다면 법치국가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 정책은 당연히 이전 정부와 다를 것이다. 취임 후 이어진 인사조치만 보더라도 그렇게 예상된다. 하지만 국민들은 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나아졌으면, 조금 더 소통했으면 하는 것뿐이다. 무조건 다 바꾸다가 또 다른 적폐를 낳을까 걱정이다. 문 대통령의 득표율은 41.08%로 1천342만3천784표를 얻었다. 전체 국민의 25%에 불과하다. 결선투표가 없는 현 시스템에서는 높은 득표지만, 지지자가 25%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침묵하는 다수를 의식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전 국민의 대통령이 되려면 전 국민과 소통하는 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