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김동연(60) 아주대 총장을 지명하는 등 내각 인선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또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국 여성 외교관으로서 유엔 기구의 최고위직에 오른 강경화(62)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명함으로써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에 이어 여성 인재 등용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관심이 모아진 국가안보실장에는 군 출신을 배제하고 정의용(71)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장하성(64)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홍석현(68) 한국신문협회 고문과 문정인(66)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 각각 기용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강경화 전 특보를 지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외무고시 출신이 아닌데다 외교부 첫 여성국장과 한국 여성 중 유엔 최고위직에 임명되는 등 외교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초·최고 여성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 외교 전문가란 점이 발탁의 배경이다. 내각의 1호인 외교부장관에 여성을 지명함으로써 내각 구성에서 성 평등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조국 교수의 민정수석 임명,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에서 보듯이 파격과 개혁이라는 단어를 국민들이 실감한다. 윤 지검장의 발탁은 발표 당시 기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을 정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언제나 청와대 참모와 내각에 누가 임명되느냐가 관심의 초점이다. 앞으로도 계속 장관 후보자가 지명될 예정인데 깜짝 놀랄 인사들이 많이 등용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개시한 지 열흘이 넘어가고 있다. 기나긴 국정 공백을 뒤로 하고 새 리더십을 알리는 바쁜 기간동안 숨가쁘게 정국이 움직였다. 소통하는 대통령, 겸손한 권력이 될 것를 약속하며 협치와 소통을 위한 광폭의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일단은 일련의 청와대 및 내각 인사에서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전남지사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지금까지의 인사는 문 대통령이 내세운 탕평 기조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국민들의 평가가 나온다. 핵심 측근들의 백의종군을 선언한 결단도 박수를 받는다.

하지만 어려운 현안들은 풀어가는 것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총리 후보자와 장관 인사청문회, 일자리 추경안 편성 등 국회 관문을 넘어서야 할 사안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임명된 청와대 비서진이나 내각 후보자들은 초심을 잃지 않고 출범한 새 정부에 힘을 보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