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수련원서 1박2일… 술값 등으로 140만원 지출
농민 “농업인 위로는 커녕 술이나 마시러 다니니” 분통
농협 관계자 “축산현안 대책 위해 다녀온 것 뿐” 해명
때이른 무더위에 가뭄까지 이어지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최근 숙박비와 식대 등으로 수백만 원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해 1박 2일 일정의 ‘외유성 워크숍’을 떠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2일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이하 농협 경기본부) 등에 따르면 농협 경기본부는 지난 18일 김현용 농협 경기본부 부본부장을 비롯해 이승훈 농협사료 경기지사장과 지역축협 경제·지도상무 등 40여 명이 1박2일간 농협보험변산수련원에서 ‘2017년 경기축산 상생발전 워크숍’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첫째날 경기축산 경제사업 추진방향(30분), 무허가축사 적법화 교육(80분), 분임토의(50분)와 이후 오후 6시20분부터 4시간 가량은 간담회(상생화합의 밤)를, 다음날인 19일에는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분임토의 결과발표 뒤 워크숍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최근 전국적인 폭염과 강수량 부족으로 가뭄이 지속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의 고충을 살피기 위해 현장을 찾는 등 조속한 지원대책을 펼쳐할 농협 경기본부가 워크숍에서 단 4시간 가량만 관련 교육 등을 실시하고, 나머지는 주로 술자리를 겸한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상생화합의 밤을 명목으로 ‘술파티’를 벌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욱이 농협 경기본부는 이번 행사와 관련해 숙박비로 100여만원, 회정식과 테이블당 소주 2병, 맥주 2병, 음료수 2병 등 저녁식사비용으로만 140만원 등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나 ‘외유성 워크숍’ 논란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게다가 농협 경기본부는 해당 수련원에 ‘주류는 따로 챙겨갈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드러나 농민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민 김모(56·화성)씨는 “농민들은 농사 지을 물이 없어 밤잠까지 설치며 전전긍긍하는데 현장의 피해 농업인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수백만원씩 써가며 술이나 마시러 다닌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며 “농민들은 피눈물이 나는데 얼마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지 눈에 선하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청 소속 한 간부급 공무원 A씨는 “워크숍에 참석 해달라는 요청은 받았지만 여러가지 이유도 있고, 시기가 시기인 만큼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 경기본부 관계가는 “기존에 계획된 워크숍으로 이미 미뤄졌던 부분이 있어 이번에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가뭄 등 시기가 적절치 않았던부분이 있긴 하지만 경기도와 지역축협 상생협력 및 축산 당면현안 대책 방안 모색을 위해 다녀온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