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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ITF 태권도 시범단’ 방한 의미와 기대

 

북한 주도의 국제태권도연맹(ITF) 태권도시범단이 오는 6월24일부터 30일까지 방한할 예정이다. 이 시범단의 방한은 전라북도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리는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선수권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번 태권도시범단의 방한은 WTF의 ITF 초청에 의해 성사된 것이다. 지난 10일 WTF 조정원 총재가 ITF 리용선 총재에게 태권도시범단의 ‘2017 세계선수권대회’ 참석을 요청하고 이를 ITF측이 수락함으로써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이번 북한 주도의 ITF 태권도시범단 방한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우선, 이번 방한은 남한에서 열린 WTF 주최의 대회에 ITF 선수단원이 처음으로 참석한다는 점이다. 1986년 세계태권도대회가 처음 열린 이후 세계여자선수권대회,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등도 남한에서 개최되었으나, 비록 시범단 형식이지만 북한의 ITF가 이번에 처음으로 선수단원을 파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한민족 전통무술인 태권도의 분단된 두 단체가 서로 상대를 인정하고 만남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민족의 태권도가 ITF와 WTF라는 두 개의 태권도 단체로 분단된 것은 1973년이다. 1966년 ITF가 창립되었으나 당시 ITF 최홍희 총재가 박정희 정권의 압박으로 1972년 캐나다에 망명한 후 1973년 국내에서 WTF가 별도로 발족되었다. 그 이후 ITF는 북한 주도의 태권도 단체, WTF는 남한 주도의 태권도 단체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동안 서로 양분돼 갈등과 대립의 길을 걸어 왔던 두 단체가 이번에 서로 만나는 것은 한민족 태권도의 화해적 만남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둘째로, 남북태권도의 교류협력이 10년 만에 재개되었다는 점이다. 김대중 ‘국민의 정부’ 때, 2002년 9월 대한태권도협회의 태권도시범단이 방북하여 두 차례 공연했다. 이어 10월에 조선태권도위원회의 태권도시범단이 답방으로 방한하여 두 차례 공연했다. 이것이 남북태권도 교류협력의 시작이었다. 이 교류협력은 노무현 ‘참여정부’의 시기인 2007년에도 이루어졌다. ITF 태권도시범단이 2007년 4월 방한해 춘천과 서울에서 시범공연을 선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권의 출범 이후 2017년 박근혜 정권에 이르기 까지 남북태권도 교류협력은 완전 중단되었다. 지난 2007년 이후 이번 ITF 태권도 방한은 사실상 10년만에 남북태권도의 교류협력이 재개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한민족 하나의 태권도가 남과 북으로 분단된 민족의 계곡 속에서 통합적 길로 나아가는 기반구축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태권도는 한민족의 대표적인 고유무술이다. 이 무술은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된 스포츠로서 한민족의 자랑이다. 태권도는 올림픽종목으로서 세계화된 국제공인스포츠이다. 하지만 뿌리가 같은 한민족의 태권도는 현재 남과 북의 두 쪽으로 분단된 상황 속에서 각자 다른 길로 걷고 있다. 두 쪽의 태권도가 교류협력을 통해 하나로 통합된다는 것은 남과 북의 민족도 하나로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다. 남과 북이 하나로 나아가는 통일의 길, 그 길은 한민족의 태권도가 하나로 통합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보자. 이번 태권도시범단의 방한에 이어 WTF 태권도시범단의 방북도 성사시키자. 오는 9월 평양에서 ‘I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릴 때 WTF 시범단도 반드시 방북하자. 남북태권도교류협력은 크게는 남북통일, 작게는 남북평화 차원에서 이루어진 남북평화통일사업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이번 태권도시범단의 방한에 거는 기대이다.

때마침,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시점이다.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에 이은 문재인 3기민주정부도 대북포용정책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 72년 세월이 흐르고 있는 남북분단의 고리를 푸는 것은 서로 상대를 인정하여 ‘포옹’하고 화합의 ‘포용’으로 나아갈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남과 북이 만나서 대화하고 소통하고 교류와 협력을 통해 화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대북포용정책뿐이다. 남과 북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만남, 대화, 화해, 교류, 협력을 한다면 그 자체가 화합의 포용적 통일이다. 이는 공자의 화이부동(和而不同), 원효의 화쟁회통(和諍會通) 사상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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