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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전형철



혁명은 손끝으로부터 비롯되는 일

빈 잔 너머 깜박이던 피뢰침의 알전구를 타진하는 일

떠나간 옛 애인의 허리를

버즘나무 가로수를 안고 기억하는 일

불면의 밤마다 감은 눈동자에 맺히는

별자리를 헤아리는 일

덧니 난 입속을 유영하는 축축한 혀를 거두는 일

그립다는 촉수 같은 것은 스스로 잘라내는 일

성급한 고백은 납작한 표정으로 숨기는 일

심급의 주둥이에 납덩이 추를 달고 낚시하는 일

고통을 빚진 자를 찾아 신음하게 하는 일

작은 죄는 더 큰 죄로 경신하는 일

무한 수렴되는 신전의 기둥

외다리로 서 있다 투신하는 일

- 전형철 시집 ‘고요가 아니다’ 에서

 

 

 

‘혁명은 손끝으로부터 비롯되는 일’ 이라는 첫 행의 출발이 예사롭지 않다. 뿐만 아니라 ‘기네스’라는 아일랜드의 맥주 브랜드가 등장한 것 또한 가히 혁명적이다. 화자는 혁명이란 정권을 탈취하고자 정부를 전복하는 것도 아니며, 모럴해저드로 인한 도덕적 해이와 안전 불감증, 그리고 비정상이 정상으로 통용되는 혼돈의 이 어수선한 현 사회를 확 뒤집어엎고 혁명하자는 내용도 아니다. 어쩌면 이 시에서 내포하는 것은 현재까지 살아온 한 개인의 내면적 세계에 대한 삶을 완전히 바꾸어 새로운 삶으로 변신하고 또 그것을 갈망하고 있는지 모른다.

/정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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