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외고·자사고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교육계 안팎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경기도 내 한 외국어고 입학설명회장의 열기는 뜨거워 이를 무색케 했다.
15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중소기업진흥센터 3층 강당에서 도내 8개 외국어고 중 한 곳인 경기외고의 지역별 입학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선 프로젝터 화면을 통해 내년도 입학 전형안, 자기소개서 작성법, 작년도 내신성적 합격선 등이 안내됐다.
100여 명의 학부모들은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마치 서로 경쟁하듯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 쉴 새 없이 사진을 찍는 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부모들은 2시간가량 진행된 설명회가 끝난 뒤에도 학교 관계자와 입학 상담을 이어가며 행사장을 떠날 줄 몰랐다.
박진 경기외고 입학홍보부장은 “올해 첫 입학설명회 때 1천300명에 달하는 학부모들이 참석했다”며 “오늘부터 도내 6개 지역을 돌며 지역별 설명회를 하는데 참석 인원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외고 폐지 논의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고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특목고나 자사고 등이 일반고의 교육여건에 대한 아쉬움을 채워주는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학부모는 “첫째 아이가 국제고를 다녔는데 학교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생활하는 습관과 대학 적응 능력이 많이 길러지는 걸 체감했다”며 “내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둘째도 일반고보다는 기숙형 학교나 특목고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대입 문제를 떠나 외국어 영역에 특화된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들에겐 일반고보다 외고와 같은 특목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외고와 자사고 등을 무조건 없애는 것보다는 교육 선택의 다양성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도내 8개 외고와 자사고는 내년도 신입생 모집요강과 입학전형을 7∼8월 중 확정해 신입생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