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롤모델로 생각하는 분이 있다. 이 분은 중견기업에서 임원으로 재임하고 명예 퇴직을 하셨다. 50대 초반에 퇴사를 하셔서 처음에는 많이 당황하셨고 회사에 대한 섭섭함도 있었다고 한다. 회사의 창업 멤버로 입사를 해서 회사 성장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는데 막상 나가려고 하니 억울한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다행히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귀농을 선택하셨다. 귀농 후 새롭게 농사도 배우고 자신의 직장생활 경험을 담은 책도 출간하셨다. 지금은 방송,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계신다. 퇴사 후 한가지 직업이 아닌 다양한 직업을 갖게 되셨다. 농부, 저자, 강사, 커리어컨설턴트 등 1인 4가지 직업을 소화하고 계신다.
이렇듯 다양한 이유로 법정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나와야 하는 신중년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2.1세로 길어졌지만, 정년퇴직 시기는 53세로 짧아졌다고 한다. 100세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어떻게 건강한 노후를 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백년을 살아 보니’란 책을 출간하신 김형석 교수님도 50세 무렵부터 신체 기능은 떨어진다고 느꼈지만 정신적 성장과 인간적 성숙은 75세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퇴직 이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또 적당한 일과 꾸준한 운동만 하면 누구나 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퇴직시기는 짧아지고 정년과 노년은 길어지다 보니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써 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생계유지 혹은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 일을 하고자 하는 신중년은 증가하고 있지만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6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로봇 등의 발전으로 2020년까지 기존 일자리 700만개가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 200만개가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절대적인 일자리 감소가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필자는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한 가지 직업만으로 노후를 보내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직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또한 직업의 생성소멸도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에 대한 대응이 효과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이제는 1인 다직업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신중년이 한 가지 직업에 집착하기 보다는 다양한 직업을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생계와 자신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직장인들은 투잡, 쓰리잡을 갖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필자가 만났던 신중년 분은 재직 중 창업에 관심있는 분들과 공동투자를 하여 스터디 카페를 창업하였다. 미래에 대한 대비라고 생각한다.
기업도 한가지 사업부만 가지고 사업하지는 않는다. 물론 선택과 집중이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상황, 기술 진보 등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지고 간다.
관련 없는 사업분야로 문어발식 기업 확장은 경계해야 되겠지만 수익 안정화를 위한 사업 다양화는 필요한 측면이 있다.
1인 다직업을 가지면 수익구조의 다양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 수가 있다. 어느 한 직업 분야가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다른 직업 분야에서 만회가 되면 생계 유지가 어렵지 않다. 자신이 갖고 있는 다양한 직업에서 발생하는 수익 편차가 너무 크면 주 직업의 수익 상황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상적인 상황은 각 직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균형되는게 좋다. 필자도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강사, 저자, 방송인, 칼럼리스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특정 직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보니 그 직업 분야의 시장 상황이 좋지 않게 되면 수익의 불안정성이 커지게 된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우선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투잡, 쓰리잡을 만들어 보자. 보조 직업으로 생각했던 직업이 나중에 주 직업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