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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월호 유골 은폐… 관료사회에 남아 있는 적폐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장례식 전날 희생자 유골이 발견됐는데도 해양수산부가 이를 5일간 은폐했다는 소식에 유가족·국민들이 분노를 넘어 허탈해 하고 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 장관의 사죄를 요구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뒤 국회 본관 앞에서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정치권도 여·야 할 것 없이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정부는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 세월호 사고 수습과 선체인양 과정에 대해 전면적인 재조사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정부의 진상규명 과정을 엄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과거 세월호 의혹 7시간을 확대 재생산해서 집권했는데 유골 은폐 5일이면 얼마나 중차대한 범죄인가. 이는 정권을 내놓아야 할 범죄”라고까지 하며 문재인 정부 끌어내리기에 열을 올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미수습자 유골을 발견하고 닷새 동안 은폐한 건 하늘과 땅이 함께 분노할 일”이라며 “한 치 숨김없이 진상을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세월호 미수습자 유골이 추가로 발견됐다. 김현태 세월호 현장수습부본부장은 이 사실을 이철조 본부장에게 보고했고,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유골 발견 사실을 은폐했다. 이철조 본부장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보고한 것은 3일 후인 20일 오후 5시쯤이었다고 한다. 이에 김 장관은 뒤늦은 보고에 대한 질책과 함께 미수습자 유가족에게 즉각 연락하라고 지시했지만 이 지시는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늑장 보고를 받은 김 장관도 이틀 후에나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참으로 기가 막힌다.

왜 이들이 이 중요한 일을 끌어안고 있다가 늦게 윗선에 보고한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이 본부장이 “정신이 없어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며 해명했지만 과연 누구라서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일부 유가족이 공개하지 말라고 해서 실무 책임자가 전체 실종자 가족들의 동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판단한 행동이라면 문제가 있다.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해수부 내의 인적 개편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본부장이나 김 본부장뿐 아니라 청와대에 늑장 보고를 한 김 장관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우선은 해당 인물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아울러 부실한 체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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