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4 (목)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아침시산책]인력(引力)

인력(引力)

                                                 /임수경


지금은, 내게

없는,


밀물이

가랑이 사이로 흘러든다

어제 온다던 당신은

달 뒤편에 사는 여인에게 발이 묶여

지구의 중력과 대치중이라는

그래서 조금은 늦겠다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밀물을 보내줬다, 뒤로

당신대신 아프게 해가 지고 있다

가끔이지만 녹아드는 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다, 하룻밤 지새울 마음의 장난인 거다

………………………

달이 돌아누운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린 그 날

바다 위로 떨어지는 붉은 낙엽을 틈타

조용히 스며들었다 빠져나가 돌아오지 않는

당신, 섬, 이 뻐근한 날 들,

여전히 밀물 또 밀물

- 임수경 시집 ‘낙타연애 / 문학들· 2017


 

시 ‘인력(引力)’에서는 사물과 현상에 대해 시적 유입을 매우 정교하게 진행하는 시인의 표정을 볼 수 있다. 달(月)은 지구와의 인력에 의해 지구 생명을 위한 순환적 질서를 지켜준다. 이는 달이 주기적으로 생명의 리듬역할을 해왔지만, 주기적으로 변하는 것과 태양에 의해 늘 어둠에 거하는 특징으로 문학속에서 여성의 운명을 상징하기도 했다. 또한 달의 소멸은 죽음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관점에서 시 ‘인력(引力)’은 서로를 향해 당기고자 하는 사랑의 긴장관계와 기다림으로 인한 홀연한 고독이 간극(間隙)을 이루고 있다. 마치 희망을 싣고 올 그가 ‘달 뒤편에 사는 여인에게 발이 묶여 지구의 중력과 대치중’이라는 연장(延長)된 기다림 앞에도 ‘고해성사’하는 나약한 인생들을 노래하고 있다. 반복된 기다림에 지친 뻐근한 날들을 위로하기 위한 희망의 편지처럼 ‘밀물 또 밀물’을 채워넣고 있다. /김윤환 시인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