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안전을 강조하자마자 또 군용버스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일 오후 5시3분쯤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고방산리 일명 도고 터널 인근에서 군용 미니버스가 도로 옆 20여 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군용버스에 타고 있던 장병 22명 가운데 4명이 중상을, 18명이 경상을 입었다. 숨진 장병은 없어 다행이지만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사고 난 장병들은 육군 모 부대 신병교육대 소속으로, 군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부대로 복귀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 장병은 군 병원과 민간 병원으로 나눠 이송돼 치료중이다.
앞서 1일 밤에는 부산 기장군 삼각산에서 화재가 발생해 임야가 100만㎡(약 30만 평)을 태우고 헬기를 동원한 진화작업 덕분에 15시간여 만인 2일 오후 1시20분쯤 불길이 잡혔다. 한밤중에 난 화재라 헬기를 띄울 수도 없었다. 산 정상까지 거리가 먼데다 지형도 험해 소방호스를 펼쳐 불을 끌 수 없었기에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도 2일 오전 7시쯤 소방헬기 5대와 산림청 헬기 6대, 민간 위탁 헬기 2대 등 모두 13대가 차례로 화재현장에 투입되면서 큰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해 12월31일 오후 7시18분쯤 제주시 추자도 남쪽 15㎞ 해상에서 어선 1척이 전복돼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 신년인사회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국민이 갖게 된 집단적 원년이지만 지난 한 해 우리는 아직도 많이 멀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와 우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재형 신임 감사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도 안전에 관한 감사원 감사를 강화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안전불감증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새해 첫날 강릉 경포대에서도 해돋이 관광객의 불법주차 차량이 경포 119안전센터 앞과 접근로를 가득 메웠다고 한다. 혹시라도 사고가 났다면 소방서가 봉쇄돼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다.
안전은 대통령이 아무리 강조한다고 지켜질 일이 아니다. 불이 나거나 혹시라도 큰 사고가 났을 때마다 불법주차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나 구급차의 출동이 어렵게 된 사례를 무수히 보아왔다.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은 우리가 올해에 반드시 버려야 할 악습이다. 국민 스스로가 안전의식을 강화하지 않으면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사고의 위험지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