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신금자
내가 바라본 곳에
누군가 있다는 것이
이렇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누군가 바라본 곳에
내가 있다는 것이
이렇게 뿌듯한 보람이 되는 것
사랑이 그런 것이라면
나 사랑하고 있는 것이리
그대 사랑하고 있는 것이리
그러니 사랑이란
그 누군가로 하여
하나가 되는 것
나는 없어지고 없어져서
그 누군가에 하나가 되는 것
누군가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이,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사랑인가 희망차고 용기 있는 맑은 마음만 지나가던 날 우리는 누군가에게 연서를 쓴다. 같이 할 수 없는 빈방에도 햇살은 맑은 아침으로 다가온다. 한바탕 몸살을 앓는 생명의 붉은 기운들이 청백한 숨결로 창공을 보면, 봄비 속에 속삭임처럼 향기는 감미롭기만 하다. 그리움들로 피어나는 일들이 흠뻑 젖어 있는 가슴에도 우리는 누구에게 그런 사랑을 줄 수 있었을까 아니면 간절하게 적시는 사랑의 마음을 주었던가, 백번을 보고 천 번을 보고 지나도 그 사랑은 사랑으로 머물고 말일이다. 잊을 수 없는 까만 밤들로 바다를 그리고 산책을 한다. 누군가 당신을 잊지 않으려 빗소리보다 더 쓰리고 가늘게 슬프게 울어야 한다. 지나간 시간들을 사랑의 눈물로 보내서는 슬픈 일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