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남북 당국간 회담이자 남북 당국이 회담장에서 마주 앉는 것은 2년여 만이다. 가뜩이나 북핵문제가 국제사회의 이슈가 되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북한의 참가 등이 예상되고 있어 기대되는 바가 크다. 일단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주된 의제가 되겠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등 국제사회는 남북관계 개선 방안이 논의될지 기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북한의 태도는 잇따른 국제사회의 압박에 따른 것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번 회담이 한반도 정세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 간 대화의지를 천명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환영 메시지를 발표한데 이어 회담 제안과 수용, 대표단 명단 교환까지, 회담 준비를 착착 진행함으로써 아직까지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회담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오늘 회담장으로까지 이어져 가시적인 성과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시선도 이를 주목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남북회담을 100% 지지한다면서 양 측이 올림픽을 넘어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회담을 하루 앞둔 8일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평창올림픽 북한참가문제가 주된 논의가 되겠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산가족 문제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워낙 중요한 시기에 열리는 회담이고 국민들이나 국제사회의 관심도 많은 만큼 성실하게 준비해서 회담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통일부 장관과 차관이 회담 대표단에 처음으로 나란히 포함된 것도 앞으로 실무협의를 계속해야 할 것을 염두에 두고 고려한 진용이다. 한번의 회담에서는 구체적인 합의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돌발변수도 가정해볼 수 있다. 북측이 단골 이슈인 한미연합훈련 중단, 미국 전략자산 전개 중지 등을 주장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또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도 언급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대북 제재의 큰 틀에서 국제적 합의도 필요한 사안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큰 틀에서 대화를 지속할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평창올림픽 참가문제만이라도 해결된다면 성공적이기 때문이다. 양 측의 진지한 노력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