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소래포구에는 새우젓 등 젓갈을 사려는 주부들의 발길로 붐볐다. 특히 1995년 수인선이 폐선되기 전까지 수원 등 수도권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협궤열차가 북새통을 이뤘다. 열차 안은 항상 생선 비린내와 잘 삭은 젓갈 냄새가 가득했다. 소래포구는 새우잡이, 꽃게잡이 어선 등이 들어오는 포구로서 젓갈과 생선을 파는 상인들이 모여들게 됨에 따라 1930년대부터 자생적인 어시장이 만들어졌다.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 수인선이 폐선된 후에도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몇 년 전에는 방문 연인원이 1천500만 명에 달한 적도 있다. 그러나 한때 바가지요금, 원산지 허위 표시 등 불법 상행위들이 적발되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얽혀있는 낡은 전기시설의 누전으로 대형화재가 발생해 좌판 244곳과 상점 15곳, 기타 시설 9곳이 전소되는 일도 발생했다. 이에 상인들은 생계를 위해 인근 해오름공원에 불법으로 텐트와 좌판을 설치, 영업을 해 주민·해당 관청과 반목하며 지역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인천시 남동구는 소래포구에 어시장을 신축하는 현대화사업을 추진키로 했으나 진척이 더뎌 상인들이 반발해왔다. 어시장 용지가 국유지이고 기획재정부가 승인을 미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기재부가 결단을 내렸다. 소래포구 인근 공원에 설치된 불법 텐트와 좌판 철거를 조건으로 해당 용지매각을 승인한 것이다. 따라서 인천 남동구는 이번 주 중 국유지인 소래포구 어시장 용지(4천153㎡·149억5천만 원)에 대한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현대화사업을 본격화 할 방침이다. 이에 상인들도 텐트와 좌판을 철거하고 불법 영업을 중단한다. 현대화사업은 구가 용지를 제공하면 상인들이 조합을 결성해 어시장(단층, 연면적 3천308㎡)을 신축, 구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대신 상인들은 어시장 입주를 보장받게 된다.
큰 변수나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가을 성어기(9∼11월) 전까지 완공이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현대화사업이 본격 진행되고 불법논란과 갈등을 일으킨 좌판상점도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전기한 것처럼 그동안 소래포구 어시장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수도권의 대표적 어시장이자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소래포구 어시장. 이번 현대화사업을 계기로 누구나 가고 싶은 수도권 명소로 부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