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하면 1912년 비극적 최후를 맞은 타이타닉호가 떠오를 정도로 역사가 길다. 하지만 연륜이 무색하게 조선·관광 분야의 신블루오션 대접을 받는다. 조선업이 죽을 쑤면서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크루즈선만은 60% 넘게 급증해서다. 지난해 1분기 전 세계적으로 120억 달러의 자금이 선박 발주에 투자됐다. 이 중 크루즈선 발주는 7척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절반인 61억 달러가 투입됐다. 2016년에도 크루즈선 발주는 2015년 대비 70%가량 늘었다. 마진도 일반 상선의 2배가 넘는다.
척당 가격과 크기도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 선은 길이 362m 높이 324m의 ‘바다의 하모니’라는 배다. 가격은 10억달러(약 1조1천800억원), 무게 12만t에 폭 66m, 높이 70m, 갑판만 16개에 달해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높이보다 50m 더 길다.
최대 수용인원은 승무원 2천100명을 포함해 8천500명에 달한다. 특실만 2천500개에 식당 20개, 수영장 23개를 갖춘 초특급 호화유람선이다. 브로드웨이 대형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는 1천400석 규모의 극장도 갖췄다. 각종 아이스쇼와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는 아이스링크와 대형 수족관, 1만2천여 종의 식물을 볼 수 있는 선상 공원까지 마련돼 있다.
많은 크루즈선이 규모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바다의 교통수단이라기 보다 바다위에 떠있는 ‘작은 도시’ 또는 ‘안락한 리조트’로도 불린다. 크루즈 여행은 이러한 ‘꿈의배’를 타고 환상적인 기분을 만끽하는 여행이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 타보고 싶어하는 로망으로 유명하다. 매년 이용객도 급증하고 있다. 세계최대 크루즈 업체 ‘카니발’ 1개사 만보더라도 매년 1천100만 명의 고객을 700여 여행지로 실어 나를 정도다.
인천시가 이러한 크루즈선이 접안 할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전용부두와 터미널을 올 하반기 준공한다. 연간 5천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적인 국제공항에 이은 크루즈 전용부두를 갖춘 인천이 해양관광의 메카로 도약할지 주목된다.
/정준성 주필